경남산악연맹 K2봉 원정대원으로 참여했다 사고를 당한 박경효(29) 대원의 가족들은 사고소식을 들은 후 혹시라도 산악연맹 등에서 연락이 올까봐 경남 김해시 진영읍 집에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가 4일 오후 '사망 확인'이란 비보가 날아들자 오열했다.
박 대원의 삼촌인 철한(50)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인터넷과 주변 산악인들이 '가능성이 없을 것같다'는 말을 해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꿈을 가지고 목숨을 담보로 (산에) 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철한 씨는 "경효가 히말라야에 가기 전에 좋아해서 가는데 서로 원망하지 말자고 약속했다"며 "항상 솔선수범하고 양보하는 산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흐느꼈다.
박 대원의 여동생 경리(26) 씨도 "어머니가 상당히 몸이 안 좋으시다.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울먹였다.
박 대원의 가족들은 이날 오후에 경남산악연맹 관계자들과 만나 장례절차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울산 한백산악회 회원으로 이번 원정대에 참여했던 김효경(33) 대원의 가족들도 사고 이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 대원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김 대원의 부모는 아들의 비보를 접한 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통곡했으며 부인 역시 "각오는 했지만 확인이 될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렸는데.."라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한백산악회 관계자들과 김 대원의 형을 경남산악연맹에 보내 다른 희생자 가족들과 대책회의를 꾸린 뒤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원정대의 등반대장을 맡았던 황동진(45) 대장의 가족들은 현재 외부에서 이 소식을 듣고 비통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 동읍의 황 대장 아파트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황 대장의 카렌스 승용차만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을 뿐 가족들은 집을 비운 상태였다.
서울에 있는 황 대장의 처형인 양모(55) 씨는 "동생이 제부의 사고소식에 충격을 너무 크게 받아 어제 병원에 입원했다"며 "뉴스를 보며 계속 제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사망했다는 보도에 지금은 넋을 잃은 상태"라고 전했다.
양 씨는 "제부는 가정에 충실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우직한 사람이었다"며 "몇년전에는 로체 등정에 성공하는 등 산을 매우 사랑했다"고 회상했다.
이들 3명의 산악인은 지난 1일 히말라야 K2봉의 정상을 정복한 뒤 하산도중 8천200m 지점에서 악천후로 조난해 실종됐으며 현지에서 수색작업 결과 사고지점에서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남산악연맹은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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