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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엘르 방콕 패션쇼 2008'에서 한 모델이 빨간색 옷을 입고 워킹하고 있다. |
남성은 빨간색 옷을 입은 여성이나 빨간 틀에 담겨진 여성 사진을 볼 때 더욱 흥분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체스터대학 앤드류 엘리엇(정신심리학) 교수팀의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이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통신은 “빨간색이 오랫동안 발렌타인 카드색이나 립스틱 색깔로 사랑을 받아온 데서 알 수 있듯이 빨간색을 ‘연애’의 색깔로 불러도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엘리엇 교수 연구팀은 남자 대학생 100여명에게 여자들 사진 몇장을 보여준 뒤 ‘얼마나 귀엽다고 느끼는지’, ‘얼마나 키스하고 싶은지’, ‘이들 여성과 얼마나 섹스하고 싶은지’ 등을 묻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또 남자 대학생들에게 똑같은 여성의 사진을, 사진 틀의 색깔만 빨간색과 흰색, 회색, 녹색 등으로 바꿔 제시했다. 피실험자들은 같은 여자 사진이라도 빨간색 사진 틀로 제시됐을 때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 똑같은 여성의 상의 셔츠를 빨간색과 파란색 등 여러가지 색깔로 바꿔 남자들에게 보여줬을 때에도 피실험자들은 빨간색 옷 차림의 여성 사진에 가장 호감을 느꼈다.
또 사진 속 여성과 100달러를 갖고 데이트를 할 경우를 가정했을 때에도 붉은색 옷을 입은 여성에게 데이트 비용을 가장 많이 지불하겠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엘리엇 교수는 인간과 영장류 동물의 유전학적 유사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영장류 수컷 동물이나 남성은 빨간색으로 치장된 암컷이나 여성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고 밝혔다. 예컨대 배란기가 가까워진 암컷 침팬지는 빨간색으로 자신을 치장함으로써 수컷 침팬지들에게 ‘저항할 수 없는’ 성적 신호를 보낸다는 것.
엘리엇 교수는 “이같은 ‘빨간색 증후군’은 오랫 동안 붉은 색을 사랑과 연관시켜온 인류 사회의 산물일 수 있지만 사실은 훨씬 원초적인 생물학적 뿌리에 기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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