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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갈등 해소' 머리 맞댔다

입력 : 2008-12-08 21:29:04 수정 : 2008-12-08 2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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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대만·홍콩 학자들 서울서 국제학술대회
◇동북아역사재단이 5일부터 이틀 동안 마련한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의 지식 교류와 역사 기억’에서 학자들이 지적 교류의 기억을 되짚었다.
동아시아의 역사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 동북아의 학자들이 5일부터 이틀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의 지식 교류와 역사 기억’에서 머리를 맞댔다.

동북아역사재단이 마련한 이 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의 학자 29명이 함께했다. 역사 인식 공유의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해 동아시아의 지적 교류의 기억을 짚은 시간이기도 했다. 이틀 동안 8개 소주제를 다뤘다. 소주제는 ‘식민지, 전쟁과 역사 기억’, ‘아시아주의의 연쇄’,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 서술의 가능성’, ‘유학생과 지(知)의 유통’ 등이었다. 8개의 소주제 패널에서 29명이 발표하고, 16명의 학자가 활발하게 토론했다. 기조강연은 이태진 서울대 교수의 ‘한중일 3국의 상회인식의 과거와 미래―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회상하며’였다.

◆‘동아시아연구자포럼’ 창설=출신 국가별로 차이점이 드러날 수 있었지만, 자리를 함께한 학자들이 공유의 역사 인식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한·중·일·대만 4개국 연구자가 역사연구 모임 ‘동아시아연구자포럼’을 창설한 것은 구체적인 수확이었다. ‘연구자포럼’은 개별 국가의 관점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전체를 살펴보고 접근하자는 취지에서 창설됐다. 백영서 연세대 교수는 “동북아에서 첨예한 역사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학자가 직접 만나 갈등을 풀어보자는 게 연구자포럼의 취지”라며 “연구자포럼이 역사 갈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아시아 학계의 소통의 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자포럼은 운영위원 10여명으로 구성되는 운영위원회와 사무국으로 나눠져 운영된다. 역사 연구를 위한 민간협력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 동아시아를 바라보는 간극을 좁혀나가는 다양한 방안 찾기에 골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구자포럼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자체 뉴스레터와 단행본을 발간한다. 또 신진연구자의 교류 촉진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근세 일본의 잘못된 조선 인식=이번 학술대회 발표 중에서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의 ‘근세 일본의 조선 인식―임진왜란의 기억을 중심으로’가 눈에 띄었다. 미야지마 교수는 “임진왜란에 관한 기록은 일본에서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10세기를 전후해서 일본에서 정사 편찬이 사라진 관행에다가 일본이 임진왜란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일본 내의 무지와 과대망상에 따른 침략전쟁으로 부정적 평가가 많다”면서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시대의 혼란 상황을 극복해 통일을 달성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일본 내에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 정권 수립 후 곧바로 해외침략을 단행한 일본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며, 메이지 유신은 동아시아에 재앙이 됐다고 강조했다.

◆우호 증진에 방점 찍힌 동아시아사=미야지마 교수의 일본 내부를 향한 발언과 같은 진지한 성찰을 자주 접하기는 힘들다. 지극히 객관적으로 ‘타자’를 바라보려는 동북아 각국 학계의 시선도 아직 엷은 편이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동아시아를 전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수년 전부터 국내 학계에서 제기됐다. 고등학교에서 2012년부터 ‘동아시아사’를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은 이런 인식에서 출발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동아시아사’는 기본적으로 개별 국가들의 우호 증진과 선린 의식에 방점이 찍힌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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