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세상'서 송혜교가 탄 차는… 車업계 PPL마케팅 '활발'

'미드' 열풍 타고 제네시스·싼타페 부각
국내 드라마·영화서도 대거 등장 눈길

◇인기 배우 송혜교와 현빈이 등장하는 KBS2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

“드라마에서 송혜교가 탔던 차가 뭐더라?”

인기 드라마는 고가품인 자동차를 광고하는 데 유용하다. 스타의 후광에 힘입어 입소문이 빠르다. 자동차 업체들이 TV드라마나 영화에 자사 차량을 지원하는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 기법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이제 PPL은 국내외에서 주요한 광고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싼타페가 최근 방영된 미국의 인기 드라마 ‘24 리뎀션’에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24 리뎀션’은 CSI, 프리즌 브레이크 등과 함께 국내에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을 몰고온 드라마.

내년 1월 방영되는 ‘24 시즌7’에 앞서 제작된 ‘24 리뎀션’은 지난 11월 23일(현지시간) 2시간 동안 미국 전역에 방영됐다. 이 드라마에서 싼타페는 초반에 모습을 보였고 제네시스는 차량 외부와 함께 내부도 자세하게 드러나면서 스티어링 휠과 디스플레이 모니터의 현대차 로고도 선명하게 부각됐다.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 현대차가 등장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나가는 화면에서 잠깐씩 등장한 게 대부분이었다.

◇현대차 제네시스가 최근 방영된 미국의 인기 드라마 ‘24 리뎀션’에서 모습을 드러내 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마케팅 전문대행사인 데비브라운 엔터테인먼트사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PPL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미국의 인기 드라마 ‘더 유닛’에도 제네시스를 등장시킨 바 있다.

우리 드라마에서 PPL은 더욱 활발하다.

인기 배우 송혜교와 현빈이 등장하는 KBS2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제네시스 쿠페와 제네시스, 아반떼, 그랜저, 투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새내기 PD역으로 나오는 송혜교가 최근 신차 제네시스 쿠페를 타고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KBS1 일일연속극 ‘너는 내운명’에도 제네시스와 i30 등 현대차가 다수 등장한다.

인기리에 종영한 KBS1 일일연속극 ‘미우나 고우나’에 나온 주인공 한지혜가 탄 i30는 드라마가 끝난 뒤 “한지혜가 탄 차랑 똑같은 색상의 차를 달라”는 고객들이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영화에서는 ‘멋진 하루’의 여주인공 전도연이 탄 아반떼가 관심을 받았다.

기아차는 최근 ‘강마에 신드롬’을 몰고 온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포르테와 로체, 쏘울 등을 대거 등장시켰다. 특히 여주인공 두루미역을 맡은 이지아가 탄 ‘포르테’는 음악용어와 같다는 점에서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궁합이 잘 맞았다. 기아의 신차 쏘울은 정준하와 이수근 등 인기 개그맨이 출연하는 MBC 드라마넷의 예능프로 ‘식신원정대’에서 ‘식신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르노 삼성도 PPL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1년 SBS 드라마 쌍둥이네를 시작으로 4건의 PPL을 시작해 올해까지 53건의 PPL을 선보였다. 올해만 보면 드라마 ‘가문의 영광’에 SM7이 등장한 것을 비롯해 ‘태양의 여자’, ‘금지옥엽’, ‘온에어’ 등 인기 드라마에 르노 삼성 모델들이 단골 출연했다. SM시리즈와 SUV인 QM5는 영화 ‘하늘을 걷는 소년’과 ‘드라이빙 미스 김옥분’, ‘사과’, ‘키친’ 등에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쌍용차는 주력 세단인 뉴체어맨을 필두로 공중파 방송 3사의 주요 드라마를 섭렵하고 있다.

KBS의 ‘굿바이 솔로’,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그 여자의 선택’ 등에 뉴체어맨과 렉스턴, 카이런 등이 등장했고, MBC의 인기 드라마 ‘궁’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에서도 어김없이 뉴체어맨이 선보였다. 이 밖에 SBS ‘하늘이시여’에서는 뉴체어맨, 뉴코란도, 액티언, 카이런이, ‘마이걸’에서는 뉴체어맨과 액티언이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지엠대우는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베리타스부터 전차종이, 수목드라마 ‘종합병원2’에 주인공 이재룡 차량으로 토스카를 선보이고 있다. 지엠대우는 개봉을 앞둔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에 윈스톰맥스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 지역 등 해외로 수출돼 큰 인기를 누림에 따라 PPL의 효과는 더욱 커져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트랜스포머’와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의 제품 노출은 일반 광고보다 몇 배 이상의 광고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본격적인 PPL을 통해 높은 광고효과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종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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