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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파주 아울렛 부지확보 싸고 갈등

입력 : 2009-03-26 09:59:05 수정 : 2009-03-26 09: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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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매입협상 벌이는 부지 신세계서 매입 약정
양사 대표 긴급회동 사태 논의… 향후 대응 촉각
◇신세계百 석강 사장       ◇롯데百 이철우 사장
국내 유통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경기 파주의 아웃렛 부지 확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오래전부터 국내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각축하는 양사 가운데 롯데가 수세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이를 추격하는 신세계가 빠른 의사 결정으로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을 보여 양측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양사 대표가 긴급 회동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롯데백화점 이철우(66) 사장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충무로 신세계 본점을 방문, 석강(60) 대표와 20여분간 회동해 최근의 사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롯데 이철우 사장이 업무 시간에 수행원 대동 없이 신세계를 직접 방문한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이라며 “양측이 서로 불편한 게 분명하다”고 추정했다.

양사는 현재 경기 파주 아웃렛 부지 확보를 둘러싸고 심각한 신경전을 벌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 내 53만4000여㎡ 가운데 7만6000여㎡를 매입하기로 부동산 개발업체인 ㈜CIT랜드와 약정했다. 하지만 이 땅은 경쟁사인 롯데가 아웃렛을 열기 위해 지난해 1월 CIT랜드 측과 2년 장기 임차계약을 맺은 뒤 매입을 협상하는 곳이다.

신세계는 CIT랜드 측이 2006년 말 매매 협상 때보다 평당 50만원이나 싼 125만원에 거래를 제의해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매입대금은 총 326억원이며 이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32억원가량도 지급했다고 신세계는 밝혔다.

신세계 측의 갑작스러운 매입 약정 소식에 롯데는 발칵 뒤집어졌다.

롯데 측은 “신세계의 이런 돌발행동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 오랫동안 언론지상에서 파주에 아웃렛 사업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졌는데도 신세계가 동일한 부지 매입에 나섰다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신세계 측을 맹비난했다.

아직 이 땅이 신세계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상태이기에 최종적으로 누가 땅주인이 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부산에서도 신세계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주변을 완전히 포위하는 대규모 부지를 매입한 뒤, 롯데백화점의 3∼4배에 이르는 대형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를 건립함으로써 롯데 센텀시티점을 초라하게 만들며, 롯데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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