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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금품수수·청탁 개입…'안에서 새서' 남편들 곤욕

입력 : 2009-04-08 18:45:16 수정 : 2009-04-08 18: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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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 등장하는 ‘집’은 부인 권양숙 여사를 뜻한다.

권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 10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부가 함께 형사처벌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노 전 대통령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부인을 퍽 원망할 법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정규(구속기소)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아내 이모씨 때문에 곤경에 처한 측면이 없지 않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수석과 이씨는 2004년 12월 서울 한 호텔에서 박 회장과 만났다.

박 회장은 “사돈인 김정복 중부국세청장이 청와대 인사검증을 잘 받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50만원짜리 상품권 200장이 든 봉투를 이 부부에게 건넸다.

박 전 수석은 몇 차례 “상품권을 돌려주라”고 했지만 이씨는 남편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수석이 ‘돌려줬냐’고 물어보니까 부인이 부산 사투리로 ‘됐다, 됐다’고 해 돌려준 줄 알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후 시계, 반지 등의 구입에 상품권을 모두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도 부인 때문에 ‘낭패’를 본 경우다. 정 전 총장의 부인 최모씨는 2007년 한 학부모에게서 편입학 관련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다.

최씨는 불기소처분을 받았지만 남편은 사회적 지탄 속에 총장 자리에서 ‘낙마’했다.

‘옷로비’ 사건은 고위 공직자 부인의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줬다.

1998년 외화 밀반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구명을 위해 부인 이형자씨가 강인덕 당시 통일부 장관 부인 배정숙씨 등을 통해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씨에게 고가의 밍크코트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듬해 국회 청문회가 열리고 헌정사상 첫 특별검사가 도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생존을 위한 재벌가의 치열한 구명 로비에 고위공직자 부인들이 말려든 셈이었으나 배씨와 연씨 등은 국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이 일로 강 전 장관은 사표를 냈고, 김 전 총장도 법무장관에 기용된 지 얼마 안돼 공직을 떠나는 수모를 겪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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