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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v, 영국 길거리의 무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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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02 09:23:10 수정 : 2009-07-02 09: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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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한 젊은이 그룹이 있다. 영국에서는 이들을 차브(chav)라고 부른다. 2005년 처음으로 영어사전에 실린 이 용어는 한국말로 하자면 '반항적인 젊은이'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용어를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사용해본 결과 전혀 알지 못한 걸로 봐서는 영국에서만 통하는 용어인 것 같다. 또한 신조어인 탓인지 나이 드신 분들도 그 뜻을 알지 못한다.
 

차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캐릭터 (출처- 위키피디어)

이들을 길거리에서 알아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큰 특징 중 하나는 이들은 모자가 달린 자켓(hooded top)를 애용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날씨때문이기도 하겠고, 얼굴을 가림으로써 신비감 혹은 위협감 조성이 아닌가 싶고, 가장 큰 이유는 그들 사이에 일명 멋있다(cool)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두번째로 그들은 금으로 치장하는 것을 즐긴다. 이것은 아마도 흑인들의 힙합 문화에서 왔다고 보여진다.

셋째로 그들은 체육복 바지를 즐겨 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양말을 꼭 바지 위로 올리는 센스를 잊지 않는다. 필자의 눈에는 밭일 거들기 딱 좋은 패션같은데 그들은 이것마저 멋으로 여겨지는가 보다.

이러한 패션을 즐기는 젊은이 그룹이 영국에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영국의 범죄율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는  심심치 않게 길거리 살인사건이 들려올 뿐만 아니라 차 도난, 강도, 십대 낙태수술 등등 이들의 활약상은 영국을 뒤흔들기에 부족하지 않다.

필자가 거리를 거닐고 있으면 이들은 가끔 나에게 알아듣지 못할 영어로 소리를 지르거나, 몇번은 대략 15살 정도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구멍가게 앞에서 돈을 줄테니 대신 담배를 사달라고 한 기억도 난다. 물론 필자는 알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못한 표정연기를 하며 지나 갔었다. 이 외에도 그들이 던지는 눈덩이에 맞은적도 있고 물총 공격을 받은 적도 있다. 혹시 나만 공격하나 싶어서 외국에서 영국으로 유학온 친구들에게 물어본 결과 그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물론 영국에서 착실하고 밝고 예의바른 젊은 세대를 만난적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비율로 따지면 차브들이 길거리를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들과 공유한 반갑지 않은 경험들이 훨씬 많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신사의 나라로 불리던 영국은 옛말이라는걸 실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사회, 학교 모두의 책임이겠지만 특히 근본적으로 가정에서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최성종 ssujoy2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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