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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라크 ‘관광대국 옛 명성’ 다시한번

입력 : 2009-12-04 02:09:43 수정 : 2009-12-04 02: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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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상지… 전쟁이전 황금시대 구가
바그다드 박물관 재개관·후세인 통치흔적도 관광화
올들어 관광객 98% 급증… 불안한 치안이 ‘걸림돌’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5km 떨어진 옛 압바스 왕조의 수도 사마라에 있는 나선형 탑을 관광객들이 오르고 있다. 사마라 탑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아틀라스투어스(atlatours.net) 제공
한때 관광대국이었던 이라크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섰다.

이라크는 1970년대 관광산업의 황금시대를 누렸다. 1980년 이라크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인들까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 이라크에 몰려들었다. 바빌론과 우르 등 고대 도시와 에덴 동산 추정지 등 ‘국토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불린 이라크는 전 세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등장과 전쟁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관광산업은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올 들어 치안 상황이 비교적 호전되면서 이라크 정부가 관광객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바그다드 국립박물관 재개관이었다. 미군 침공 때 약탈당한 문화재 3분의 1을 회수한 문화재 당국은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지난 2월 박물관을 재개관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유튜브와 손잡고 박물관 소장 유물을 인터넷에 공개키로 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세계여행시장(WTM) 박람회에는 이라크 관광위원회가 10여년만 참가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후세인 시절 악명 높았던 통치 시설과 흔적까지 관광자원으로 소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라크 관광산업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최근 BBC방송에 따르면 2008년 이라크를 찾은 전 세계 관광객 수는 96만명으로 거의 100만명에 육박했다. 올해 9월까지 이라크를 방문한 유럽 관광객 수도 전년에 비해 98%가량 늘었다. 덕분에 784개 호텔이 관광객을 맞이하는 특수를 누렸다.

이라크 관광 상품도 본격 출시되고 있다. 영국의 힌터랜드 여행사는 3월부터 1600파운드(약 300만원)에 9일 일정으로 이라크를 둘러보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제프 한 힌터랜드 대표는 “이라크는 매일 개선되고 있다. 현지 치안상황은 관광객이 중요한 관광지를 모두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라크인들은 관광산업 재기 움직임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련 종사자들은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처럼 정정 불안에도 관광산업이 크게 부흥한 나라들을 모델로 삼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하무드 알 야쿠비 관광위원장은 “관광산업이 이라크가 다시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이라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라크 관광산업이 갈 길이 아직 멀다. 가장 큰 문제는 불안한 치안이다. 여행자 보험 가입이 어렵고 현지 긴급 의료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영국 외무부는 “이라크 전체에 고도의 테러 위험이 계속되고 외국인에 대한 납치와 폭행도 자행된다”며 여행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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