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탈락땐 소송” 예고… 26일 최종 선정대학 발표 1982년 이후 28년 만의 약대 신설을 놓고 단국대, 선문대, 아주대 등 전국 19개 대학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일부 대학 간 과열경쟁에다 특정 대학 선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줄소송이 이어졌던 로스쿨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대학 간 엇갈린 희비=교육과학기술부는 2011학년도 약대 신설을 신청한 전국 32개 대학 가운데 19개 대학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고 18일 밝혔다. 1차 심사를 통과한 대학은 ▲경기의 가톨릭대 캠퍼스, 동국대, 아주대 등 5개 대학 ▲인천의 가천의대, 연세대캠퍼스, 인하대 등 3개 대학 ▲충남의 고려대 캠퍼스, 단국대 캠퍼스, 선문대 등 4개 대학 ▲전남의 동신대, 순천대 등 3개 대학 ▲경남의 경상대, 인제대 등 2개 대학 ▲대구의 경북대, 계명대 등이다.
반면 경기에서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한국외대(분)와 을지대는 탈락했다. 인천과 충남에서는 각각 인천대와 홍익대(분) 등이 1차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전용 도서관을 갖춘 8층짜리 약대 건물까지 지은 한려대도 고배를 마셨다.
약대 신설이 확정될 경우 입학생 전원 장학금 혜택을 내건 순천대는 1차 심사를 통과했지만, 같은 조건을 내건 초당대는 떨어졌다. 1차 심사는 교육·연구 여건 및 역량, 6년제 약대 설립기반 및 발전 가능성, 약대 운영계획, 교수·학생 충원 계획, 교육·연구시설·기자재 확보 계획 등 5개 영역으로 총 1000점 만점이다.
1210명인 약대 정원은 2011학년도부터는 1700명으로 490명 늘어난다. 490명 중 100명은 기존 약대 내에 설치하는 계약학과에 배정되고, 40명은 약대가 있는 부산, 대전, 강원에 각각 20명, 10명, 10명씩 할당된다.
결국 19개 대학은 나머지 350명의 인원을 놓고 경쟁을 하는 셈이다. 약대를 운영하려면 최소 학생이 30명가량은 돼야 한다는 게 교과부 방침이어서 경기에서 최대 3곳, 나머지 지역에서 1∼2곳씩 선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과부는 22∼24일 현장 실사, 25일 최종 심사를 거쳐 26일 최종 선정 대학을 발표할 예정이다.
◆갈길 먼 약대 선정=정부 연구비 유치나 대학 위상 제고에 필요한 약대 유치를 위해 대학들이 사활을 거는 만큼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인천지역 대학들은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신청자격을 준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약대 유치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교과부가 지난해 고시한 ‘2011학년도 약대 정원 배정 신청 공고’에 대한 행정소송 제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고는 2011년 3월1일 기준으로 해당 지역에 이전할 대학(캠퍼스)도 지역에 소재하는 대학에 포함해 논란이 됐다.
교과부가 약대 정원 증원 규모와 배정 심사기준으로 기존 약대가 있는 지역을 배제한 ‘지역 할당 방식’을 적용한 것을 두고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08년 로스쿨 설치 인가를 받지 못한 조선대, 동국대, 홍익대 등이 줄줄이 소송을 낸 것처럼 ‘제2의 로스쿨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기동 기자
■2011학년도 약대 신설 신청 대학 및 1차 선정대학 | |||
지역 | 배정인원 | 신청대학 | 1차 선정대학 |
경기 | 100명 | 차의과대, 가톨릭대, 한북대, 대진대, 아주대, 한양대, 동국대, 을지대, 한국외대(9개교) |
가톨릭대, 차의과대, 한양대, 아주대, 동국대(5개교) |
인천 | 50명 | 가천의대, 연세대, 인하대, 인천대(4개교) | 가천의대, 연세대,인하대(3개교) |
충남 | 50명 | 홍익대, 선문대, 고려대, 공주대, 순천향대, 중부대, 호서대, 단국대(8개교) |
고려대, 단국대, 선문대, 순천향대 (4개교) |
전남 | 50명 | 동신대, 초당대, 한려대, 목포대, 순천대(5개교) | 동신대, 목포대, 순천대(3개교) |
경남 | 50명 | 경상대, 한국국제대, 인제대, 창원대(4개교) | 경상대, 인제대(2개교) |
대구 | 50명 | 경북대, 계명대(2개교) | 경북대, 계명대(2개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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