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印尼 등 순방 연기 1년 넘게 끌어오던 미국 건강보험 개혁작업이 미 의회의 봄 휴회가 시작되는 오는 26일 안에 결판이 날 전망이다.
건보 개혁 법안 통과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 지도부가 건강보험 개혁 법안을 비상한 수단인 ‘예산 조정’ 방식을 통해 처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공화당에 보냈다고 미 언론이 12일 일제히 보도했다.
예산 조정은 미 상원이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원천봉쇄한 채 법안을 단순 과반수(51표)만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표결방식으로, 법안 통과 과정에서 공화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과거 공화당이 의회 다수의석을 점하고 대통령도 공화당 소속이던 시절 수차례 활용했던 조정 절차를 민주당이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공화당이 과거 재정적자를 키우고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데 조정 절차를 동원해 놓고 (건보개혁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중산층에 혜택을 주려는 데는 이런 절차를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하원에서 그대로 가결처리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은 다음, 상원에서 하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법안의 일부 내용을 조정 방식으로 수정하는 건보 개혁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건보 개혁 표결 강행 방침을 굳힘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오는 18일 시작될 예정이던 괌, 인도네시아, 호주 순방을 21일로 늦췄다. 이는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건보 개혁 처리 D-데이를 21일 이전으로 잡았다는 의미다. 순방 일정 연기는 건보 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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