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 만나 조속한 법안 처리 등 촉구해 “제 스토리가 이민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미국에 밀입국했으나 당당히 쇼트트랙 올림픽 대표선수로 성장한 한국계 미국인 사이먼 조(18·조성문·사진)가 미국 이민법 개혁의 기수로 나섰다.
그는 27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워싱턴DC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민법 개혁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6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미국으로 밀입국한 조씨는 시민권을 획득한 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선수로 발탁돼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 같은 자신의 성장 배경을 소개한 뒤 “기회의 땅인 미국이 주는 자유에 이민 1세대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면서 이민법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어린 시절을 불법 체류자로 보내야 했던 그는 “저도 힘들었지만 부모님들도 많이 힘들었다”면서 “부모님에게 미안해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미 상원 법사위 소속으로 이민법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리처드 더빈 의원을 만나 이민개혁의 조속한 성사를 촉구했다.
이민법 개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면서도 건강보험, 금융 개혁 등에 밀려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조씨는 “미국 동계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지난 21일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엄청 떨려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로 출전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꿈인 조씨에게도 한국은 잊을 수 없는 모국이었다. 그는 “제가 코메리칸이라는 점은 잊을 수 없다”면서 “한국을 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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