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검사들은 법정구속 증가에 대체로 ‘바람직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1심이 실형을 선고한 뒤 바로 법정구속해야 엄정한 법집행이라 할 수 있고, 그래야 형사사법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며 “법정구속이 늘어나는 건 어찌 됐든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1심 법정구속 증가가 범죄 피해자 보호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선 범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도 구속되지 않는다면 엄정한 처벌이 이뤄졌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불만이 쌓이면 결국 법원, 검찰 등 형사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검사들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 어쩔 수 없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피고인이 나중에 법정구속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피고인 입장에선 구속영장 기각으로 마음을 놓고 있다가 법정에서 구속되면 그만큼 힘든 일도 없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피고인한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법정구속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게 검찰 시각이다. 비슷한 범죄로 똑같이 실형이 선고되고서도 누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1심에서 바로 법정구속되고, 누구는 “방어권 행사를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상급심 재판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풀려나면 국민 법감정이 용납하겠느냐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에 따른 구속이든 법원 직권으로 하는 법정구속이든 간에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정구속 결정이 판사 재량에 의해 들쭉날쭉하면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법원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뭐가 법정구속 사안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