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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모스크

입력 : 2010-08-04 18:57:42 수정 : 2010-08-04 18: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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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는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에서 박해받자 622년 인근의 메디나로 이주한 뒤 자신의 집 마당을 예배를 볼 수 있게 꾸몄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의 효시다. 이를 토대로 혈연이나 지연이 아닌 이슬람교에 기반을 둔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모스크는 이슬람 공동체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슬림은 매일 다섯 번 정해진 시간에 메카를 향해 기도하고, 금요일 정오에는 모스크에 모여 예배한다. 모스크는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하는 곳’을 뜻하는 아랍어 마스지드의 영어 표기다. 돔 형식의 모스크 지붕을 둘러싸고 여러 개의 첨탑(미나렛)이 세워져 있는데, 예배 시각이 되면 이곳에서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후 아크바르’로 시작되는 예배 안내 ‘아잔’이 낭송된다.

모스크 내부는 설교 단상과 메카 방향을 표시하는 벽장식 외엔 눈에 띄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소박하다. 신상이나 제단은 물론이고 종교 의례도 없다. 공동의 기도 의식을 위한 공간일 뿐이다. 규모가 큰 모스크는 종교학교 기능을 한다.

모스크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잖다.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가난에 시달리는 무슬림 젊은이들이 정신적 도움보다는 물질적 도움을 얻기 위해 모스크로 몰려들면서 테러의 온상이 됐다고 주장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은 무기저장소 등으로 쓰이는 모스크를 작전구역에서 제외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뉴욕의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부근에 모스크가 들어선다. 뉴욕시 랜드마크위원회는 3일 그라운드 제로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노후 건물을 헐고 13층짜리 모스크 ‘코르도바 하우스’를 건립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미국 보수단체들은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3000명 가까이 희생된 곳 부근에 모스크를 건립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대하지만, 이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모스크가 서방과 이슬람 세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라며 “우리의 문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역설했다. 뉴욕시 당국은 종교의 자유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종교적 관용과 화해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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