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경우 이날 오전 6시55분 울산∼서울행 첫 비행기는 162석이 모두 예약됐었으나 실제 탑승객은 143명에 불과했다. 오전 8시30분 출발 편은 76명, 오전 9시55분 출발 편은 65명을 태우는 등 전 좌석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채 운항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탑승률이 80%에 달했던 평소보다 크게 떨어졌다”며 “KTX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도 이날 오전 8시5분 울산발 김포행 비행기가 전체 146석 가운데 절반을 겨우 채웠다.
항공업계 측은 “KTX가 개통한 첫날 일부 승객들이 한번 타봐야 한다는 심리 작용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항공료 인하나 노선 축소 등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울산 고속버스터미널도 KTX에 직격탄을 맞았다. 평소 월요일 아침 울산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첫차는 매진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용했었으나 KTX가 개통한 이날 오전 6시 첫차는 28석 가운데 15석을 채우고 떠났다. 오전 6시20분 두 번째 버스도 보통 절반 이상 좌석을 채웠지만 이날 탑승객은 10여 명뿐이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울산공항과 기업, 관광협회 관계자로 구성된 ‘울산공항 이용 활성화 대책 협의회’를 통해 항공 노선이 감소할 경우에 대비해 김포나 제주를 오가는 저가 항공을 유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저가 항공 업체들은 “지금 당장은 어렵고, 1∼3년 후 새 항공기를 구입해 노선을 추가할 여유가 생기면 울산 노선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시는 전했다. 시는 울산공항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공항에 진입로를 확장하고, 버스정보 단말기를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울산=유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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