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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문화콤플렉스 입구에 비닐하우스 형태의 바람막이가 설치됐지만 난방 효과가 없어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외면하고 있다. |
최씨는 “실내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난방이 되지 않는 데다 벽은 물론 밖과 연결된 계단에서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있어 ‘희망의 지구를 만드는 세 가지 색깔’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사진전을 관람하기가 힘들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인근 눈 썰매장을 찾았다가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사진전을 찾은 또 다른 관람객은 “뭐 이런 데서 전시회를 여느냐”며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145억원을 들여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4월 개장한 전망문화콤플렉스는 지상 5∼12m 높이에 길이 240m, 폭 6∼19m 규모로 세워졌으며, 실내 총면적이 1931㎡로 700명의 관람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시문화 공간의 경우 난방이 전혀 되지 않고 있어 한겨울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지구와 인류의 앞날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지만 추워서 전시장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망문화콤플렉스에서는 조각작품 등 일부 훼손이 우려되는 작품을 제외한 미술 및 사진작품전이 열린다. 지난해 4월 개장 이후 기획전시 4건을 비롯해 모두 15건의 시민 참여 전시회가 열렸다.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과 곧바로 연결되는 뛰어난 접근성과 야외수영장, 눈썰매장이 계절별 특성에 맞게 열리고 있어 개장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1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민들이 이처럼 꾸준히 찾고 있지만 전시공간은 난방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난히 추운 올겨울에는 관람객들이 찾았다 불만을 쏟아내고 되돌아가기 일쑤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전시공간의 벽과 천장 4곳에는 비닐, 3곳에는 천막을 설치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 또 실외와 연결되는 계단 4곳에도 비닐하우스 형태의 비닐 등을 설치해 바람을 차단하고 있을 뿐 관람객들을 위한 난방시설은 설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시공간을 지나 카페와 식당, 기념품 판매점 등이 위치한 곳으로 들어가면 추위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난방이 잘되고 있다. 이곳은 서울시가 외부업자 2명에게 연간 1억5000만원과 1억2700만원을 받고 임대를 한 곳이다. 실내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1층 대형 창문 앞 공간은 카페에서 식탁을 놓아 시민들이 밖을 보는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
관람객 홍미숙(55)씨는 “건축물의 외관은 현대식인데, 입구마다 추위를 막기 위해 비닐을 쳐놓아 실망했다”며 “비닐과 천막으로 벽과 계단을 막았지만 전시공간은 다리가 시리고 입김이 날 정도로 난방이 전혀 되지 않아 사진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시민 최모(42)씨는 “전시공간은 난방이 안 되고, 장사하는 곳은 따뜻해 실망했다”며 “겨울철에도 시민들이 따뜻하게 전시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전망문화콤플렉스의 전시공간은 통로 개념으로 만들어져 냉난방이 안 되고 있다”며 “관람객들이 춥다고 해 지난해 11월쯤 바람이 들어오는 곳을 비닐과 천막으로 막았다”고 해명했다.
박연직 기자, 이소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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