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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 4명중 1명 “경어 없어져야”

입력 : 2011-02-10 02:09:18 수정 : 2011-02-10 0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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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언어의식 조사
“욕설·비속어 상습 사용” 5년전보다 11배 늘어
우리 말과 글이 오염되고 훼손되고 있다. 국민 절반이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고 있을 정도다. 특히 습관적인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 반면에 국어의 특징으로 꼽히는 경어(높임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립국어원이 국어 정책 입안과 언어 연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한 달간 전국 성인 남녀 5000명을 면접조사한 ‘2010년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2005년 첫 조사에 이어 두 번째 조사라서 국어에 대한 의식 변화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9일 보고서에 따르면 국어에 관심이 있다고 한 응답자 비율은 2005년 60.9%에서 2010년 45.5%로 뚝 떨어졌다. 일상생활에서 욕설과 비속어를 쓰는 사례는 2005년 50·5%, 2010년 49.0%로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반면에 욕설과 비속어를 ‘상습적으로’ 쓴다는 응답자 비율은 1.2%에서 5년 새 13.5%로 껑충 뛰었다.

‘경어는 반드시 유지·존속해야 한다’고 보는지를 묻는 항목에 ‘그렇다’고 한 국민은 같은 기간 87.5%에서 78.1%로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경어는 상하관계를 강요하는 불평등 요소가 많으므로 점차 없어져야 한다’는 항목에 긍정적으로 답한 국민은 11.4%에서 25.0%로 크게 늘었다. ‘경어로 상대방을 존경하는 느낌을 나타낼 수 있다’는 항목에 공감한다는 답변 비율은 5년 새 83.9%에서 69.3%로 하락했다.

일본식 용어에 대해 ‘익숙하니까 우리말로 흡수해 써야 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한 국민도 2005년 5.4%에서 2010년 16.1%로 늘어났다.

국민들은 방언(사투리) 사용에 대해 5년 전보다 훨씬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지방 출신자가 해당 방언을 써도 괜찮다’는 항목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2005년 26.3%에서 2010년 62.0%로 급증했다. ‘때와 장소에 따라 표준어, 방언을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 47.8%에서 27.5%로 감소했다.

권재일 국립국어원장은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데 최근 그 속도가 더욱 빠르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를 정확히 분석해서 언어 정책 수립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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