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출사실도 뒤늦게 공개… 혼란 가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한반도 전역에서 검출되자 정부의 대응 방식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방사성물질 검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거나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했고, 전담 컨트롤타워도 부재했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편서풍 때문에 방사성물질이 한국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제논과 요오드, 세슘 등이 사고 발생 10여일 만에 한반도 전역에서 검출되면서 정부의 예상은 빗나갔다. 예상과 달리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자 “인체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극미량”이라며 서둘러 입장을 바꿨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피폭에 대한 국민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라 각 노출 선량에 따른 행동요령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간 피폭 허용치인 1mSv(밀리시버트) 이하일 경우라도 일상이나 음식물을 섭취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가급적 방사능방재법에 명시된 주민보호 조치 이하의 피폭선량에 대해서도 선량별로 국민 대처요령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전 안전 관계자는 이 같은 지침 마련이 오히려 더 큰 불안과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 탑승보다도 더 생명을 잃을 확률이 낮은 게 방사선 피폭인데, 행여 발생할지 모르는 가능성만 놓고 대비를 하는 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사선 피폭에 따른 위험도 분석’에 따르면 원전이나 원전 사고로 인한 상대적 위험도는 1000만분의 4이다. 1000만명 중 4명이 피폭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는 흡연·음주·차량보다 사망률이 더 낮다”고 설명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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