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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단청의 명맥 지켜온 일본·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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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28 18:10:37 수정 : 2011-04-28 18: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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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日 니코사당·사원…변색 상관없이 20년마다 재단청
‘대만의 자금성’ 녹항 용산사…“천연안료 확보” 국민성금 줄이어
전통단청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일본 도치기현 니코(日光)에 위치한 니코사당과 사원.
우리나라에서 천연안료 단청이 사라진 지 오래됐으나 우리와 같은 문화권인 동북아 지역에서는 천연안료를 사용한 전통 단청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도치기현 니코(日光)에 위치한 니코사당과 사원이 대표적이다. 17세기 에도막부 시대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니코사당과 사원은 장식이 화려하면서도 예술적으로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에게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시는 사당인 동조궁(東照宮)이 잘 알려져 있다. 사원 안에는 건축물이 총 103동이나 되지만 전부 천연안료를 써서 단청작업을 하고 있다. 변색과 상관없이 20년 주기로 단청을 다시 한다.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일본의 전통종교인 신도(神道)의 중심지인 만큼 천연안료만을 고집한다. 덕분에 천연안료 특유의 은은함이 살아 다채로운 조각문양을 보다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런 전통을 지킨 노력으로 니코사당과 사원은 1999년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지정됐다.

일본의 전통 단청은 교토의 청수사(淸水寺)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청수사도 교토의 역사와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어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곳의 단청은 기존 전통단청에 현대 단청예술을 살짝 가미해 이뤄진다. 목재 원색을 그대로 한 보신각과 본당이 고풍스럽다면 입구의 인왕문과 종각의 주황빛 단청은 강렬하고 화려하다. 학계에서는 간결하면서도 과감한 색대비의 조화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대만에서는 녹항(鹿港) 용산사(龍山寺)가 전통 단청을 이어오고 있다. 중국의 남방계통 양식으로 지어진 용산사는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조각과 건축의 조화가 아름다워 ‘대만의 자금성’이라 불린다.

용산사는 50년 전에 한 단청을 그대로 유지해 왔는데, 대만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고려하면 놀랍다고 단청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1999년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구조물이 틀어지는 등 문제가 생기자 지금은 해체수리와 함께 전통안료 중심으로 재단청이 이루어지고 있다. 종교에 애착이 강한 대만인들이 가장 영험하다고 여기는 사찰이라서 용산사 수리작업은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용산사의 단청양식은 독특하고 단아한 대만의 단청예술이 녹아 있어 초미의 관심사다.

대만의 관련 학계와 기관들은 천연안료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민간 기업의 찬조와 국민 성금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녹항의 한 기업가는 지진피해 당시 수리보호 경비를 전액 지원하기도 했다.

특별기획취재팀=박희준·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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