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그룹은 국내보다 3∼4배 더 벌어
유럽까지 인기 확산… 수입 더 커질 듯
대중가요는 ‘만국 공통어’다. 언어가 달라도 신나는 리듬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K팝(K-pop), 한국 대중가요의 인기도 마찬가지 원리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까지 열광케 한 K팝은 폭발적 인기와 함께 막대한 외화 수입을 거머쥐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음향·영상서비스 수입은 1억2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늘었다. 1∼5월 음향·영상서비스 수입이 1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음향·영상서비스 수입은 우리나라 음악 녹음과 영화 및 라디오, TV프로그램 제작 등과 관련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뜻한다. 가수의 해외공연 수입, 영화 해외 배급권 수수료, 영상물 해외 중계권료, 감독과 배우가 해외에서 받은 보수 등이 음반 및 음향·영상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된 모든 수입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K팝 영향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도 “최근 K팝이 아시아는 물론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끄는 점을 고려하면 음향·영상서비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팝 열풍 확산에 따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국내 기획사별 수익금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나 인기 아이돌 그룹의 경우 국내 활동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는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진출에 성공한 국내 기획사들은 SM엔터테인먼트(소녀시대)를 비롯해 YG(빅뱅), JYP(비),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신화, 대국남아), DSP엔터테인먼트(카라) 등이다. 비스트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시크릿의 TS엔터테인먼트, FT아일랜드의 FNC 등은 일본 진출을 시작했다.
DSP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카라. |
소속 아티스트가 해외에 진출한 국내 한 기획사 관계자는 “한국이나 해외 팬들은 한류스타에 열광하는 건 비슷하지만, 음원이나 앨범 등을 유료로 구입하려는 의지는 해외 팬들이 더 크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돈을 주고 사야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내 팬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전했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지난 24일 열린 소녀시대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 및 해외팬들이 영어로 소녀시대 문구가 적힌 응원 도구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나 K팝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사들인 서비스와 지급한 수수료를 포함한 전체 음향·영상서비스 수지는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3월만 40만달러 흑자를 봤을 뿐 1월 100만달러, 2월 930만달러, 4월 150만달러, 5월 950만달러 적자였다. 들쭉날쭉하기는 하지만 적자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추영준·황계식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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