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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⑤ 80년대 北포병 전력과 격차 줄인 KH-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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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9-07 10:18:01 수정 : 2011-09-07 1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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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에 3분이상 소요…너무 느려 자주포로 교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155㎜급 야포를 사용한 것은 6·25전쟁 중인 1951년 5월 미국산 M114 견인 곡사포를 들여오면서다. 육군본부가 1957년 발행한 ‘6·25사변 육군 전사’는 당시 전쟁 중 도입된 M114의 총량이 303문에 달했다고 전한다.

M114는 말이 아닌 차량의 견인을 감안해 설계된 세계 최초의 155㎜ 곡사포다. 1934년 개발에 나서 1941년 실전 배치됐다. M114는 개발 당시 M1 곡사포로 불리다가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M114는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된 뒤 1978년 신형 M198 155㎜ 견인 곡사포로 교체됐다.

M114를 사용하던 우리나라는 1970년대 초반 미국과 공동으로 M114 성능 개량을 검토하다가 1979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의 독자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KH-178 105㎜ 곡사포에 이어 개발된 이 신형 야포가 바로 KH-179 155㎜ 견인 곡사포다. M2/M101 105㎜ 곡사포의 국내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1982년에 개발을 완료했고, 이듬해 야전에 배치되면서 M114를 대체했다.

M114의 포신 길이는 3.62m지만 KH-179는 7.01m였다. 일반적으로 동일 구경에서는 포신 길이가 길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고 사거리가 늘어난다. M114는 일반탄을 사용할 경우 사거리가 14.6㎞ 수준이지만, KH-179는 20∼22㎞에 달했고 사거리 연장탄(RAP)을 장착하면 30㎞ 떨어진 목표물의 타격도 가능했다. KH-179 경량화에도 공을 들여 ‘CH-47 치누크’ 헬기로 공수가 가능하고 C-130 수송기에 실을 수도 있었다. 그 결과 KH-179는 성능 면에서 미군의 신형 M198에 필적할 곡사포로, 1980년대 북한과의 포병전력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KH-179는 견인포라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견인포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주포와 달리 견인차량으로 이동한 뒤 포병들에 의해 방열된다. 방열은 사격준비 자세를 갖추는 것으로, KH-179 견인포 방열에는 최소 3분 이상 걸린다. 국산 신형 자주포 K-9이 30초 내에 방열을 마치고 초탄을 발사하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느린지를 짐작할 수 있다.

사격을 마치고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문제다. 현대전에서 포병은 과거처럼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않는다. 날아온 포탄 궤도를 역추적해 발사지점을 알아내는 대포병레이더의 존재 때문이다. 북한도 중국제 대포병레이더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포병레이더가 상대방 위치를 역추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3분 이내다. 적 포병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2∼3분 안에 대응탄이 날아온다는 얘기다. 사격을 마치면 1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자주포와 달리 견인포는 방열 해제 등을 마치고 차량과 연결해 포를 끌고나가는 데 15∼20분이 소요된다.

군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K-55나 K-9 같은 자주포를 도입해 KH-179 견인포를 대체하고 있다. 2015년쯤이면 전방지역 KH-179는 대부분 이들 자주포로 교체될 전망이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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