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주인이 저축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평소 친하게 지낸 여자 연예인에게 고급 외제차 등을 사준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초대형 나이트클럽 R사 소유자인 이모(53·구속기소)씨는 에이스저축은행에서 약 7000억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아 그중 일부로 20대 연예인 A씨에게 5000만원 상당의 BMW 차량을 사줬다. 이씨는 A씨의 아파트 전세금 2억5000만원도 지원했다. 그는 A씨에게 수시로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등 사실상 ‘스폰서’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본인도 온갖 사치를 누렸다. 저축은행 대출금으로 포르쉐, 벤틀리 등 고급 외제차 2대를 굴리고 롤렉스, 피아제 같은 고급 시계 구입에도 7억원을 썼다. 그가 5년간 강남 일대 룸살롱에서 유흥비로 쓴 돈만 24억원에 이른다고 합수단은 전했다.
이씨는 2005년 고양종합터미널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에이스저축은행은 이 사업에 무리한 대출을 하다가 결국 영업정지됐다. 합수단 관계자는 “에이스저축은행이 이씨에게 빌려준 7000억원 중 회수가 가능한 금액은 996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