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의원 추가 폭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는 9일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외에 당내 각종 돈 선거 의혹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또 돈봉투 제공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4·11총선을 목전에 두고 구태정치에 발목잡힐 수 없다는 결연함을 드러낸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돈봉투 사건에 대해 “국민 앞에 한점 의혹 없이 철저히 밝힐 것이고 앞으로 과거의 잘못된 부분이 나오더라도 다 털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돈봉투뿐 아니라 몇몇 의혹이 제기된 부분, 현행법상 불법으로 인정될 만한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가로 제기된 의혹은 당 윤리위원장 출신 인명진 목사의 비례대표 돈 공천설과 조전혁 의원의 2010년 전대 1000만원 돈봉투 주장이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전대와 공천 관련 불법자금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보고받은 바로는 (한 남성이 쇼핑백에 넣어) 노란색 봉투 하나만 들고 온 것이 아니라 쇼핑백 속에는 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2008년 전대를 앞두고 돈봉투가 건네진 의원실이 상당히 많았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검찰 수사 여부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의 줄소환과 사법처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고 의원은 돈봉투 내 명함을 박 의장이 부인한 데 대해 “직함이 있는 명함이 아니라 한자로 특정인 이름 석자만 적힌 명절 선물용 명함이었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또 돈봉투 사건 연루자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라”라고 요구했다. 이는 박 의장을 겨냥한 것으로, 당의 대표를 지냈고 당의 몫으로 의장에 추천된 만큼 책임 있는 처신을 주문한 것이다. 황 대변인은 “국회의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의미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게 (의장직 사퇴 촉구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라”고 답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책임 있는 분들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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