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65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대사증후군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40㎎/㎝ 이하이면서 혈압(130/85 ㎜Hg), 혈당(110㎎/㎗), 혈중 중성지방(150㎎/㎗)은 높고 복부비만(9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이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박 교수팀에 따르면 자녀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는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가 8.7배, 부모 한쪽만 대사증후군인 경우가 4.2배로 각각 분석됐다.
이번 연구에서 평균연령 40대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30.3%, 15.2%였고, 이들의 10대 아들과 딸은 각각 3%, 1.9%였다. 이 자료로 볼 때 전체 10대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3%로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러나 부모가 대사증후군 상태이거나 비만한 자녀에게서는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가 급증했다.
부모가 대사증후군이 없는 경우 비만인 자녀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8.2%였다. 반면 한쪽 부모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비만인 자녀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9.2%로 높아졌고, 양쪽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이고 자녀가 비만인 경우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53.9%로 급격히 증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운동량이 절대 부족하고, 한식 위주의 식생활이 줄면서 집 밖에서 사 먹는 고단백·고칼로리의 동물성 지방 섭취가 늘고 있다"면서 "청소년기의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당이 관리되지 않는다면 성인병으로 연결되는 만큼 어릴 적부터의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를 담은 논문은 미국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 ‘당뇨관리(Diabetes Care)’ 2월호에 실렸다.
박태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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