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40m로 얕아 인양 가능”
양양함 등 기뢰탐색함 동원
쌍끌이 어선 투입도 검토 군이 변산반도 앞바다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 광명성 3호의 1단 추진체 잔해 수거 준비에 착수했다.
이 작전은 북한 미사일 개발 수준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작전에는 해군의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과 해난구조대(SSU)가 동원된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합참이 내달 12∼16일 사이 발사될 예정인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예상 궤적을 추적하는 동시에 1단 추진체의 수거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해군 작전사령부에 청해진함과 SSU 대원을 대기시키고 교육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청해진함은 국내 유일의 심해구조용 잠수정을 보유한 4300t급 구난함이다. 추진체 회수 및 잔해 수거 작전에는 음향탐지장비(VDS) 등을 갖춘 양양함과 옹진함 등 기뢰탐색함도 참가한다. 천안함 폭침의 결정적 증거인 어뢰 추진체를 건져올린 ‘쌍끌이’ 어선의 투입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군당국은 1단 추진체의 크기를 약 15m로 추정하지만 해상에 추락하면서 원형이 보존될지는 미지수다.
군 관계자는 “서해 수심이 평균 40m로 비교적 얕은 데다 천안함 인양과 해상 추락 전투기 블랙박스 수거작업 등 전례를 감안할 때 수거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바닷속 시계가 불량해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첫 국산 액체추진 과학로켓인 KSR-Ⅲ를 서해상으로 발사한 뒤 물속에 빠진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군은 북한이 1단 추진체 내부에 자폭장치를 달아 파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우리 군이 회수해 미사일 기밀을 파악할 것을 우려해 1단 추진체가 분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도록 시한폭탄을 장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추진단장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그런 장치를 한 사례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16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광명성 3호 발사 시 1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에, 2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 해상에 떨어진다고 통보했다.
1단 추진체는 발사기지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거리 450여㎞, 대기권을 벗어난 250∼300여㎞ 상공에서 분리돼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1단 추진체가 떨어질 해상은 공해상이다. 중국 웨이하이와 약 250㎞ 떨어져 있어 중국이 수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박병진·조병욱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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