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사회경제적 지위 따라 명문대 진학률 17배차
지역균등선발제 확대 등 교육격차 해소대책 시급 대학 진학 단계에서 ‘부의 대물림’ 현상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자녀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고, 특히 서울대 등 상위권대 진학률은 17배가량 벌어졌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녀의 ‘대학진학률’의 연관성이 수치로 드러난 것 자체가 교육당국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회균형선발제 확대 등 계층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영철 연구위원은 2004년 전국 중학교 3학년생 1731명의 2008학년도 대학 진학 성과를 추적·조사한 결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의 상위권대 진학률이 높았다고 22일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부모의 월평균 가구소득(1∼3분위는 195만원 이하, 8∼10분위는 346만원 이상)과 아버지의 직업(단순노무∼전문직) 및 학력을 각각 3분의 1씩 반영해 10분위로 나눈 사회경제적지수(SES·Socio-economic status)를 연구에 활용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SES 지수가 1∼3분위 학생 445명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평균 37.9%인 반면 8∼10분위 학생 555명의 진학률은 71.6%였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학으로의 진학률은 10배가량 차이가 났다. 한 언론사가 평가한 국내 상위 30위권 대학 진학률은 SES 1∼3분위의 경우 평균 4.1%인 반면 8∼10분위는 17.2%였다. 특히 30위권 대학에 진학한 1분위 자녀는 2.3%인데 비해 10분위 자녀는 23.4%에 달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국내 9개 상위권 대학 진학률 격차는 더 컸다. 1분위의 이들 대학 진학률은 100명당 한 명도 안 되는 0.8%인 반면 10분위 자녀는 100명 중 14명(13.8%)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균형선발로 교육격차 줄여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이외에도 서울 등 대도시에 거주할수록 ‘괜찮은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많았다. 서울 거주학생(360명)의 4년제 진학률은 47.7%로 읍면지역 학생(380명)의 50.5%보다 낮았지만, 30위권 대학 및 상위권대 진학률은 각각 12.6%, 6.0%로 7.0%, 1.7%에 그친 읍면지역을 크게 앞섰다.
학습환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학교 주변 환경 ▲수업 분위기 ▲학부모의 소득 수준 ▲학교 평균 성적 등 4개 지표에 따라 학습환경 지수를 매긴 결과 지수가 가장 높은 학교를 다닌 학생의 30위권 대학 진학률은 13.5%인 반면 지수가 가장 낮은 학교 졸업생은 8.0%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대 등 7개 대학이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도입하면서 저소득층 등 선발비율이 2008년 4.06%에서 지난해 5.95%로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대입 전형 확대 및 정부 전담기구 상설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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