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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에 찾아오는 불청객 ‘만성 전신질환’

입력 : 2012-07-24 18:09:12 수정 : 2012-07-24 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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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및 치료법 폐경기 중년 여성의 발병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질환이 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의 뼈가 녹는 류머티스관절염, 인체에 필수적인 체액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구강과 안구에 극심한 건조증이 발생하는 쇼그렌증후군, 갑상선 면역세포가 염증을 일으켜 나타나는 하시모토갑상선염은 발병 환자 가운데 80∼90%가 여성인 자가면역질환이다. 원인과 증상이 불명확해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류머티스관절염
손가락·발가락 뼈가 녹는 류머티스관절염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고, 특히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작은 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며 미열, 체중감소, 피로, 심한 안구 건조와 입안이 타는 듯 메마른 증상이 있다면 류머티스관절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진단 시점에 따라 삶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만성전신질환으로, 이미 변형된 관절은 되돌려 놓을 수 없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 노인성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이르면 20∼30대부터도 나타날 수 있으며, 손가락·팔꿈치·어깨·발목·무릎 등에 집중적으로 염증을 일으켜 일상생활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준다. 관절변형이 시작되기 전인 초기단계에서도 가벼운 주방도구와 청소도구를 다루는 것, 설거지, 손세탁 등의 일상적인 가사노동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쇼그렌증후군
체액 분비 감소로 인한 구강 및 안구 건조, 쇼그렌증후군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들어 침과 눈물 분비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구강과 안구 건조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바싹 타는 듯한 입과 목의 통증 때문에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따르며,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눈의 이물감과 충치, 관절통, 소화 장애, 과도한 피로 증세까지 동반하거나 혹은 개별 증상만이 나타날 수도 있다. 류머티스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근염을 앓고 있는 환자가 쇼그렌증후군을 앓는 경우 2차 쇼그렌증후군으로 분리된다.

쇼그렌증후군 자체는 생명에 지장을 주는 중증 질환이 아니지만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눈과 입에 영속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미국의 경우 환자의 약 90%가 여성이다. 폐경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여성도 이 증후군을 앓을 수 있다. 

하시모토갑상선염
만성 갑상선 기능저하증, 하시모토갑상선염


갑상선에 면역세포가 다수 침착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갑상선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목 앞쪽 갑상선이 커지고 단단해지며 통증이 느껴진다. 전신에 점액성 부종이 일어나 피부를 눌러도 잘 들어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식욕이 떨어지지만 체중이 증가하고 장 운동량이 감소해 변비가 생기기 쉽다. 언어 등 지적 기능이 느려지고, 기억력 감퇴와 더불어 쇠약감 및 졸음, 우울증이 동반된다. 사지가 저리고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도 나타난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게는 10배가량 발병률이 높다.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만성 질환인 만큼 갑상선 호르몬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며 관리해야 하고, 증세가 조금 나아졌다고 중단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완치 없는 평생 치료, 동반자로 여기고 관리해야 하는 질환

자가 면역 질환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자가항체에 이상이 생겨 정상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병원인을 알 수 없으나, 발현이 되고 난 이후에는 완치의 개념을 상상하기 어려우며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쇼그렌증후군은 특별한 치료법이 있다기보다는 지속적인 안과 및 치과 관리와 인공눈물, 연고, 항염제 등을 꾸준히 사용해 건조를 완화시켜야 한다.

하시모토갑상선염 역시 불균형인 호르몬을 보충하는 약물 처방과 더불어 6개월 단위의 추적검사로 꾸준히 관리하면 정상적인 생활에 무리가 없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방치하면 관절 변형과 극심한 통증으로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는 중증 전신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스테로이드제나 항류머티스 약물이 주로 활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자가면역항체를 줄이는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송정수 중앙대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은 방사선학적으로 진단했을 때 관절 파괴가 멈춘 상태여야만 비로소 진정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약물 치료를 중단할 경우 급격히 악화하기 쉽고 엑스레이 검사상 관절의 변형이 상당히 진행된 사례가 많다”고 경고한다.

송 교수는 또 “장기 치료를 해야 하는 만큼 장기 임상데이터가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선택하고, 정기적인 증상 체크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며 “만성전신질환은 완치가 아닌 평생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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