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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안되고 '욱일승천기'는 괜찮다?…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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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8-13 14:13:39 수정 : 2012-08-13 14: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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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23·부산)는 11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땄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박종우는 관중석에 있던 교민에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건네받고, 양팔로 높이 든 채 그라운드를 활보했다. 이것이 박종우의 동메달을 박탈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를 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런던올림픽 축구 종목을 관장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조사를 의뢰했다. FIFA는 대한축구협회가 16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소명자료를 검토한 뒤 처벌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IFA는 우선 박종우의 동메달 수상을 보류했다.

12일 새벽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 박종우는 오르지 못했다. 별도의 공간에서 동료들이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TV로 지켜봤으며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올림픽축구대표팀 해단식에도 불참했다.

박종우의 메달 박탈 논란과 관련, 유엔패션(유엔의 뜻을 존중하는 윤리적 패션디자이너 위원회)의 아시아·유럽 중심 청년디자이너들이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일본의 체조선수 사이드 요코타 니나가 수많은 아시아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상징인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를 연상시키는 체조복을 입었음에도 IOC가 표현의 자유로 봤다며 형평성에 의문을 표했다.

유엔패션 고희정(33) 대표는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한 IOC가 박종우만 제재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며 “승리의 기쁨 속에서 단순히 종이를 주워들어 우발적으로 행동한 박종우와 경기 도중 선수복을 입은 요코타 니나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치 문양을 연상시키는 선수복은 허용하지 않으면서 욱일승천기가 들어간 선수복을 허용한 것은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로 본다. 이번 주 내에 서류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헌장에는 ‘광고·시위·선전’ 관련 조항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 및 정치, 종교, 인종차별적 선전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독도를 방문하는 등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올림픽 역사상 정치적인 이유로 올림픽 메달을 박탈당한 전례는 없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금·동메달을 딴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시상대에 올라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내뻗었다. 

당시 흑인 인권 운동을 상징하는 경례 방식이었다. 정치적인 세리머니인 ‘블랙파워 경례’ 사건으로 두 선수는 즉각 선수촌에서 추방됐지만, 메달은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올림픽 메달을 박탈당한 사례가 없는 만큼,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소명이 받아들여진다면 박종우의 메달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정 인턴기자 ehofkd11@segye.com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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