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토대학의 학내 동아리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사우나 역시 프로그램에서 코치 섭외까지 모든 것이 학생 주도로 이뤄졌다.
시몰라는 현재 사용하는 장소도 원래 공장으로 쓰던 빈 건물을 학생이 ‘무단 점거’ 후 대학에 무상 제공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리를 잡은 알토 기업가 사회는 이후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던 중 창업경진대회에 생각이 미쳤고 스타트업 사우나를 시작하게 됐다.
“창업 지망생을 이끌어 줄 코치진 확보도 어렵지 않았어요. 이미 실패를 겪어본 기업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가 생기니 ‘무료봉사’를 흔쾌히 승낙하더군요.”
게다가 이들은 정해진 시간에 ‘강의’만 하고 떠나지 않는다. 스타트업 사우나에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활발한 토론도 벌인다.
“코치진이 먼저 이것저것 제안을 해와요. 올해 첫 중국 상하이 현지 면접도 피터(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개발사 로비오의 피터 베스터백카)가 ‘나 상하이 갈 건데, 창업팀 면접 보면 좋을 거 같아. 같이 갈래?’라고 물어보면서 시작된 거죠.”
그러나 후발 주자가 ‘대박’을 터트리면 기존의 강자가 추락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동일 산업 내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를 두고 ‘호랑이 새끼를 키운다’는 코치진의 불안감은 없을까.
그는 “그런 생각으로는 할 수 없는 게 코치”라며 “이들은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사우나가 추구하는 ‘수혜자의 기부자 전환(Pay It Forward)’에 동의한다. 경쟁자이자 동료가 성장하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상생과 재능 기부’라는 선순환 구조는 핀란드 창업 지원자와 기업 사이의 중요한 근간을 형성하고 있었다.
에스푸(핀란드)=정진수 기자 yamyam19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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