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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17> 육군 기갑전력… 러시아제 T-80U, 125㎜ 활강포·미사일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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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2-13 15:34:32 수정 : 2013-02-13 15: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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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러시아제 T-80U
러시아에 제공한 차관 대신 받아온 전차 T-80U. 돈을 빌려줬다가 못 받게 되자 현물로 받아온 무기다. 러시아가 경제협력차관을 방산물자로 갚은 ‘불곰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성능은 썩 괜찮았다. 러시아 최신예 전차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채권자로서 제대로 된 무기를 받은 셈이고, 러시아는 경제난으로 외국에 수출도 하지 않은 전략무기를 한국에 넘겨야 하는 처지였던 것이다.

T-80U는 미·소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5년 제작된 전차였다. 그만큼 최신 기술이 동원돼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T-80U 전차가 한국 땅을 처음 밟은 1996년은 본국 러시아에서도 400여 대밖에 배치되지 않은 때였다.

당시 육군은 K-1 전차를 도입된 지 10년을 넘기며 점차 주력으로 자리 잡아 가던 시점이었다. K-1 전차의 105㎜ 주포보다 화력이 강한 T-80U의 125㎜ 활강포는 군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초 러시아가 전차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우리 군은 환영할 만한 처지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무기체계의 근간인 러시아제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적성장비’를 가져다 쓰는 모양새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T-80U의 화력시범을 본 뒤 러시아제 무기라는 생소함 대신 전차 강국의 진면목을 다시 보게 됐다는 후문이다.

T-80U은 도입 직후 기계화학교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됐다. 연구란 다름 아니라 분해해서 전차의 성능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었다. 북한 전차의 성능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그 후에도 T-80U는 후방인 상무대에 배치돼 있었다. 실전에 배치하면 북한 전차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피아 식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육군은 2차 불곰사업으로 지휘용인 T-80UK 전차 2대를 추가로 도입해 2005년 무렵 동부전선에 실전배치에 들어갔고 1개 대대가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차 미사일도 T-80U의 주요 무기다. 9M119(AT-11) 미사일은 유도 시스템을 포함한 자동화 사격통제체제를 갖추고 있다. 레이저 거리 측정기로 거리와 차체의 경사, 환경센서 등을 계산해 자동적으로 조준이 수정된다. 탑재 탄약은 주포탄과 미사일을 합해 45발이다.

강력한 1250마력짜리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가스터빈 엔진은 디젤 엔진보다는 가볍다는 장점이 있고 구조가 간단해 정비 보수가 유리하다. 그러나 생산단가가 높고 연비가 떨어지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대 시속 70km에 달한다.

장갑은 복합장갑과 반응장갑을 사용했다. 밀봉형인 서방 측 반응장갑과 달리 T-80U는 신속히 분해와 수리가 가능한 조립형인 데다 내부 물질도 교체할 수 있다. 반응장갑은 장갑 외벽에 부착해 적의 포탄이나 대전차 미사일이 접촉했을 때 이를 상쇄할 폭발을 일으켜 전차의 본체를 방어하는 장갑이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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