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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4륜구동 11인승 미니밴, 코란도 투리스모

입력 : 2013-02-06 12:48:39 수정 : 2013-02-06 12: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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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 효과는 이토록 대단한 것일까.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가 대대적인 성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된 셈이다. 더불어 쌍용차의 ‘회생’이라는  무거운 짐도 어깨에 짊어졌다.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를 5일 시승했다. 서울에서 경기도 강촌을 오가는 왕복 150㎞ 구간을 달렸다. 막히는 도심 도로를 지나서 올림픽대로, 경춘고속도로를 달렸다. 강촌에 이르러서는 도로 양켠에 아직도 수북이 쌓인 눈 사이를 달렸다.

▲ 11인승 4륜구동의 매력

코란도 투리스모는 국내 유일의 4륜구동 미니밴이다. 국내 시장에는 기아차 카니발이 미니밴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작년 국내에서 카니발은 3만712대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내수시장이 불황이라지만 카니발은 13.4% 증가하며 꾸준히 시장을 늘리고 있다. 한때, 현대자동차에서도 9인승 미니밴 ‘트라제’를 내놨지만 카니발과의 간섭 등을 이유로 사라졌다. 이후 국산차로는 카니발이 유일하게 시장을 선도했고 2004년 등장했던 쌍용차의 로디우스는 그 당시 쌍용차 디자인이 혹평을 받으며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최근 수입 미니밴이 들어오며 제2의 미니밴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도요타 시에나가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혼다가 오딧세이를 내놓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차들 모두 9인승 혹은 11인승의 미니밴일 뿐이다. 4륜구동 자동차는 없다.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산길이나 최근 유행하는 오토캠핑 등을 고려하면 4륜구동은 매력적인 옵션이다. 여기에 코란도 투리스모의 틈새시장 공략 전략이 숨어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쌍용차의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과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과 메르세데스 벤츠의 5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고 렉스턴에 들어갔던 e-XDi2000 디젤 엔진을 채용했다. 또, 후륜에는 체어맨과 동일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해 승차감을 개선했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에 전력을 다한 셈이다. 체어맨의 안락함에 렉스턴의 험로주행력을 더했다.

▲ 신기술의 부재 아쉬워…실용적 옵션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에 2년 6개월간 1800억여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2004년에 출시한 로디우스를 바꾸려니 많은 돈이 들었을 것이다. 신차 개발에 보통 4000억여원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신차를 만든 것이다. 앞과 뒤의 차체 디자인을 대폭 수정해 ‘신들의 실책’이라 조롱받던 디자인을 개선했다. 쌍용차의 패밀리룩을 이뤘다. 또,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는 쌍용차의 트렌드를 그대로 담았다. 어려운 회사 여건에서 신차를 내놓는 만큼 정확한 타깃을 갖고 이른바 ‘조준 개발’하는 것이 최근 쌍용차의 트렌드다.

무난하고 매끈한 외관이 소비자를 전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첫 번째 이유가 됐다면 일단 성형 수술은 성공했다. 그러나 실내 역시 보수적이다. 8년 전 로디우스와 큰 차별화를 갖지 못했다. 변속기가 달라졌고 신형 스티어링휠이 장착됐으며 운전석 전면에는 작은 LCD 계기반을 장착했다지만 큰 변화로 느껴지진 않는다. 센터 콘솔도 대형으로 변했지만 요즘 나오는 차에서는 기본적인 기능이다. 오히려 2열, 3열에 열선이 없다거나 3열 이후 창문이 없는 등 여타의 미니밴과 비교하면 작은 단점들이 눈에 띈다. 특히, 시트는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으로 수입차 점유율이 10%를 넘기며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감당하기 힘들어보인다. 실제 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외관보다는 실내를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 만족도에서는 다소 의문이다.

▲ 4열 11명이 탑승하는 시트, 활용도 높아

코란도 투리스모는 1종보통 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다. 11명이 탑승하는 승합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부터 승용차에 의무장착되는 ‘타이어 압력감지장치(TPMS)’등은 아직 장착되지 않았다. 승용차와 세금 등의 기준도 다르지만 안전 옵션의 기본적용도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2:3:3:3의 구조로 배열된 시트는 활용도가 높다. 특히, 2열과 3열 시트는 앞·뒤로 움직이는 레일의 길이가 길어서 다양한 배열이 가능하다. 시트를 접으면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 4열 시트는 어지간한 경우 접어놓고 화물적재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경쟁 차종이 가장 뒷열 시트를 바닥으로 들어가게 구성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쉽지만 2·3·4열을 모두 폴딩하면 3240ℓ의 대용량 적재공간이 생겨 문제는 없다. 일반적인 소형 SUV와 왜건이 1500ℓ의 적재공간을 가진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실내를 가졌다.

▲ 무난한 주행성능…제동성능은 아쉬워

코란도 투리스모의 주행성능은 렉스턴을 똑 빼닮았다. 2.0ℓ의 디젤엔진과 변속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쌍용차의 최근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준다. 시속 150㎞/h가 넘는 고속에서는 부담스럽다. 최고출력이 4000rpm에서 155마력(ps)이고 최대토크는 1500∼2800rpm에서 36.7㎏·m가 나온다지만 덩치가 크다. 11인승으로 좌석이 많이 장착됐고 차체도 크다, 또 4륜구동을 위해 추가된 부품을 고려하면 155마력이 여유롭지는 않다.

고속도로에서 달려보면 아쉬운 가속성능이 눈에 띈다. 다만 80㎞/h∼120㎞/h의 일상 주행구간에서는 꾸준한 토크가 이어진다. 시속 100㎞/h 정속주행에는 5단 자동변속기가 모든 변속을 마치고 엔진은 2200rpm을 가리킨다. 코란도 투리스모가 미니밴으로 과격한 운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차임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의 동력성능이다.

제동성능은 아쉬움이 남는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초반에는 제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긴급 브레이킹을 할 경우에는 전자장치가 개입해 브레이크를 잡아준다지만 커다란 덩치 때문인지 감속은 더디게 느껴진다.

안전성, 주행성능, 편의성 등등 각각의 항목으로 나눠 꼼꼼하게 살펴본다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이 차의 가격이 실제 구매자에게는 적절한 타협을 제시한다. 가장 저렴한 4륜구동 모델이 2000만원대다. 국산차 가운데도 이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4륜구동차는 많지 않다. 사이드 에어백과 내비게이션, 선루프 등 모든 옵션을 추가한다 해도 3564만원이다. 최근 SUV의 가격을 생각하면 경쟁력을 갖췄다.

글·사진=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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