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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늑장출범에 인사까지 발목… 표류하는 ‘국민행복’

입력 : 2013-04-04 11:41:24 수정 : 2013-04-04 1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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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인사난맥에 겉도는 국정 정부 부처 인사 지연은 박근혜정부의 개혁 동력 상실을 가져오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청사진을 펼쳐야 할 손과 발이 묶여 있는 양상이다. 고위 공무원(1∼2급) 인사권을 틀어쥔 청와대가 안 그래도 늑장 출범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자연스레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책임장관제의 취지도 무색해진 모양새다.

◆일손 안 잡혀 어수선한 관가


기획재정부와 함께 ‘근혜노믹스’(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쌍두마차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장관도 공석인 데다 실국장급 인사가 장관 임명 후로 미뤄지면서 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창조경제 선도’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에서 맡았던 관련 업무를 관리하고 있는 수준이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 임명에 목매다 보니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래부 관련 업무 차질도 심각하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무료로 운영 중인 국내 최대 규모 클라우드 테스트베드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정부조직 개편 지연과 예산 미비 등을 들어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전 정부가 전자문서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공인전자주소’사업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미래부로 이관된 뒤 주춤하고 있다.

핵심 국정과제인 ‘4대 사회악(성폭력·학교폭력, 가정파괴, 불량식품) 척결’ 업무를 주도해야 하는 안전행정부 역시 지난달 말로 점쳐졌던 실국장 인사가 나지 않으면서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안전 관련 정책을 총괄하기 위해 기존의 재난안전실을 본부로 격상시켜 신설한 안전관리본부가 대표적이다. 과거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실장이 본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며, 본부 산하에 신설되거나 분할된 과들도 후속 인사를 제대로 못해 어수선한 상황이다.

미래부와 업무가 나뉘면서 1실3국으로 운영되는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위원장 공석에 국과장급 인사도 안나 신규 사업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특히 기획조정실은 전임 실장이 미래부로 옮겨 책임자가 없는 상태이고, 방통위 입장을 대변하는 대변인조차 임명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는 조직 개편에 따라 새로 생긴 고령사회인력심의관과 고용서비스정책관 자리가 비어 있다. 고령사회인력심의관의 경우 고령자·여성·장애인 고용 촉진에 집중하려고 출범시켜 놓았지만 정작 ‘선장’은 없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도 업무처리가 급한 부서의 과장급 전보 인사만 일부 냈을 뿐 실국장 인사가 안 나면서 조직 전체가 ‘붕 뜬’ 기류다. 한 부처 관계자는 “인사가 지연되니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라며 “진작부터 짐 싸놓은 국장들은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처 내 엇박자 등 업무 혼선 가중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장차관 임명 후 후속인사가 늦어지면서 업무혼선을 빚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금을 거두는 ‘세제실’(기존 1차관 담당)과 세금을 쓰는 ‘예산실’( 〃2차관)을 2차관 담당으로 합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효율적인 재원 확보와 안정적인 국가재정 관리를 위한 조치다.

그러나 기존 세제실장과 예산실장이 각각 관세청장과 2차관으로 옮기면서 실장 자리가 빈 상태에서 예산실과 세제실이 정책 엇박자를 냈다. 예산실이 ‘건강세’라는 증세방안을 내자 세제실이 ‘증세는 없다’며 맞선 것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시급히 정비하고 추진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대열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한숨이 가득하다. 위원장 공석 상태가 길어지고 부서 인사가 미뤄지면서 업무가 힘을 못 받고 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일상적인 조사 업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새정부의 공약 추진은 국회 입법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위원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찬준·황계식·이강은·이태영 기자 skyland@se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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