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미분양 털어내기 많아 주의해야 상가 투자자들은 투자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뛰어난 입지 또는 특별한 조건이 있는 물건을 고르기 위해 많은 발품을 팔고 다닌다. 현장 실사에 다니다 보면 공급업체와 모종의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공급업체는 보통 아전인수식 장밋빛 전망을 한다. 투자자들이 사전 확인과 예측을 하지 않고 투자자의 말에 현혹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경기불황으로 상가 공급업체들이 신규 분양공급에 상당한 고전을 하면서 일부 업체는 기발한 기획력으로 분양률을 높이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회사보유분 특별분양 전략’이다. 대체로 상가 개발 초기 선임대 물건이나 준공공사를 코앞에 남겨두고 입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준공이 완료되어 상가가 운영 중일 때 ‘회사보유분’이 어김없이 등장하게 된다.
‘회사보유분’은 미분양 물건임이 분명함에도 투자자들은 ‘혹여 회사가 가지고 있던 우량물건이 아닐까?’ 하는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이 판단에 혼선을 빚는 이유는 분양으로 팔지 않고 개발회사가 보유하여 운영하려던 상가를 특별히 분양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회사보유분’은 보통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사업 시행자의 재량에 따라 일부 로열층에 한해 임직원용으로 보유하거나 건설사가 현물로 보상받은 물건 등을 말한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깊어지면서 최근의 ‘회사보유분’은 우량물건의 사후 처리가 아닌 미분양 내지 잔여물량을 털기 위한 전략으로 운용돼 본래의 의미가 퇴색됐다.
상가시장에서의 ‘회사보유분’도 대표적인 영업 전략 중 하나로 쓰여 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준공을 한 달여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서울 서북부 A상가의 분양업체는 얼마 전 분양 완료 이외의 회사보유분 상가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회사보유분’이지만 잔여물량의 일부는 해약분과 분양 초기 여러 점포를 계약했던 수분양자가 전매 목적으로 내놓은 상가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말해 실제 회사보유분의 범위는 상당히 포괄적임을 알 수 있다.
강남의 B상가도 막바지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분양사무실 앞에 ‘회사보유분’ 현수막을 걸어놓은 채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일산에 가면 준공된 지 수년이 지난 건물 외벽에 ‘회사보유분’이라고 쓰인 분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회사보유분’이 우량상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상가시장에서 회사보유분은 실제 보유회사의 우량물건 사후공급이거나 특별 분양인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물건에 대한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한 경우들도 많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상권분석을 기초로 수요층의 주 동선 등을 예상해 상가의 위치를 선별하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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