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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납형 단기임대 '깔세' 점포 성행…임대인·임차인 모두 계약서 특약사항 점검해야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세계일보 자료사진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준비하던 A씨는 지인으로부터 이른바 ‘깔세’ 매장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A씨는 서울의 한 재래시장 한 켠에 월 100만원에 깔세 매장을 빌려 시장 손님을 상대로 물건을 팔았다. 그가 깔세 장사로 한달 동안 번 돈은 300만원 남짓.

경기 불황으로 이른바 ‘깔세’ 점포가 성행하고 있다. 깔세는 보증금이나 권리금 없이 보통 1~3개월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고 계약을 맺는 ‘선납형 단기임대’다. 의류·신발·화장품 등을 쌓아놓고 ‘재고정리’ ‘땡처리’ 등의 현수막을 붙여놓은 매장이 보통 깔세로 운영된다.

권리금 등 목돈이 안 들어가기 때문에 치고 빠지는 식의 초단기 장사로 인기가 높다. 목이 좋은 곳은 월세가 10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깔세 계약을 하기 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계약서 작성 및 특약사항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도심 대로변이나 역세권을 기준으로 전용 40㎡ 매장의 경우 월 600만~1500만원, 이면 입지 혹은 재래시장 인근은 월 250만~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수도권 구도심 지역의 경우는 40㎡ 기준 월 200만~700만원으로 편차가 심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구도심 지역 중심으로 활성화된 깔세도 지역에 따라 월세 차이가 심하다”며 “유동인구 수에 따라 수백만원씩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깔세는 건물주나 원세입자의 임대가 되지 않아 손해 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깔세로 매장을 얻은 업주는 보증금이나 권리금 같은 목돈이 들지 않아 적은 자본으로 부담 없이 장사를 시작할 수 있으며, 매출이 감소할 경우 신속하게 다른 매장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처럼 깔세가 성행하자 단기임대만 전문적으로 연결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다. 깔세 관련 업체 관계자는 “임대인은 공실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어 좋고, 임차인은 보증금이나 권리금 없이 영업할 수 있어 서로 만족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깔세와 관련한 피해 사례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법을 잘 모르는 깔세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중개업소가 불법 수수료를 받거나 허가받지 않은 가건물과 계약을 맺었다가 자리를 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골치 아픈 세입자를 만나 임대인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깔세만 전문적으로 임대하는 업체의 경우 전대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전대를 하는 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임대인의 입장에서 깔세 계약이 반복될 경우 상가의 이미지를 훼손해 제대로 된 가치로 평가받지 못할 수 도 있어 너무 오랜 기간 깔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증금 안정장치가 작기 때문에 월세 체납이 길어지면 명도에 대비한 제소전화해를 사전에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임차인이 자기점포에 대한 유지관리 인식이 낮아 시설물 등에 못이나 임시설치물 등을 마구잡이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점포 원상회복에 대한 사전 예치금확보와 시설물 사진촬영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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