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 조종사들을 조롱하는 분장을 하고 할로윈데이 파티를 즐긴 미국인들이 세계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이 운영하는 블로그 '앵그리 아시아 맨'에는 아시아나항공 사고기 조종사로 분장한 세 미국인 남성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세 남성은 바지의 다리 부분이 찢어져있는 등 심하게 훼손된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얼굴과 몸에 혈흔 분장을 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세 남성의 가슴팍에 붙어있는 종이에는 각각 '섬팅왕'(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는 각각 '뭔가 잘못됐어'(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re too low), 불만표출 비속어(Holy F***)를 의미하는 단어로써 누가봐도 동양인을 조롱하는 행동임을 알 수 있다.
블로그 운영자는 해당 사진이 시카고의 사이드트랙 비디오바에서 촬영된 것임을 밝히며 "여러 사람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이들은 유나이티드-콘티넨탈 항공에서 일하는 실제 승무원"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는 한 백인 남성이 핏자국이 묻은 셔츠를 입고 홀로 서 있다.
그의 셔츠 앞면에도 역시 '기장 섬 팅 웡'(Capt. Sum Ting Wong)이라는 단어가, 뒷면에는 '위투로'(Capt. Wi Tu Lo), '호리퍽'(Ho Lee Fuk)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다.
이 사진들은 비극적인 사건의 희화화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적 표현에 대한 문제까지 더해져 전세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국내 누리꾼들은 "재밌다고 웃고 있는 모습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사고 희생자들에게 죄책감도 없나" "해도 너무한 것 같다" "진짜 승무원이 맞다면 더 화가 날 듯"이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segye.com
사진= 블로그 '앵그리 아시안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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