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지난 1974년 초 22세의 나이에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프랑스에서 6개월여 간 짧은 유학 생활을 보낸 경험이 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직후 프랑스 동남부의 그르노블 대학에서 어학 과정을 이수하며 학교 인근에서 하숙을 했던 박 대통령은 유학 시절의 경험담을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통해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올 7월 방한한 장 마크 에로 프랑스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도 자신의 프랑스 유학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그르노블을 비롯한 프랑스에 대해 좋은 추억을 아직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프랑스는 내게 참 각별한 나라"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학에 앞서 수년간 프랑스어를 공부했고, 지금도 프랑스어로 간단한 대화 정도는 나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프랑스 유학 생활은 그의 바람과 달리 '좋은 추억'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그해 8월15일 모친 육영수 여사가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의 총탄에 숨을 거뒀다는 비보를 접하고 급거 귀국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온 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에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눈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접했을 당시의 비통한 심경을 적었다.
박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지난 2일 오후 안착한 파리 외곽의 오를리 국제공항은 39년 전 그가 모친의 서거 소식에 귀국 비행기를 탔던 바로 그곳이다.
박 대통령은 이후 단 한 차례로 프랑스 땅을 밟은 적인 없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는 박 대통령의 이번 프랑스 방문에 맞춰 그에 대한 인터뷰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소설과 같은 운명을 가진 후계자(Une héritière au destin shakespearian)'란 제목의 기사로 이 같은 개인사 가운데 일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르 피가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에 앞서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가진 세바스티앙 팔레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돼 파리를 방문하게 되리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둘째 날인 3일 오후 프랑스 현지의 한류(韓流) 팬들과 함께하는 '드라마 파티' 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프랑스에서의 공식 일정에 나서 동포 간담회와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 접견, 현지 주요 미술관 방문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이어 박 대통령은 오는 4일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한·불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인 간담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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