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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융합과학 이야기] ② 그림을 복원하는 과학자

입력 : 2013-11-24 19:22:36 수정 : 2013-11-24 20: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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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선 쬐면 과정·물감 분석 가능, 첨단 화학기술 활용땐 ‘블루오션’ 미술관에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과학자도 필요하다. 미술 작품을 다루지만 온갖 수술 도구와 화학 물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손상된 미술품을 복원하거나 미술품을 분석해 가짜를 판별하는 등 과학의 여러 영역 전공자들이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림은 빛과 산소에 의해 색이 바래지고, 미생물에 의해 썩기도 한다. 이를 원래 그림처럼 복원할 때 과학자의 역할이 크다. 과학자들은 손상된 옛 그림에서 페인트 샘플을 얻은 뒤 기체·액체 색소 분리 방법 등을 통해 어떤 물감을 썼는지 알아낸다. 또 그림의 단면을 촬영해 화가가 어떤 물감을 덧발랐는지도 알아낸다. 이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그림 복원 방법이 결정된다.

X선 사진은 그림 분석에 많이 사용되는데, X선을 그림에 쬐면 마치 사람의 몸 안을 보여 주듯이 그림의 내부를 보여 준다. 왼쪽 그림은 피카소의 ‘늙은 기타리스트’이다. 이 그림에 X선을 쬐어 사진을 찍으면 오른쪽 그림과 같이 여인이 나타난다. 이것으로 피카소가 원래 여인의 그림을 그리려다가 기타리스트로 바꿨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X선 사진은 화가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렸는지나 어떤 물감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적외선과 자외선도 중요한 분석 수단이다. 보통 그림의 표면에 있는 안료들은 가시광선을 일부 흡수해 색을 나타낸다. 적외선은 다른 빛보다 그림 깊숙이 침투하므로 표면에서 관찰할 수 없는 그림 내부에 손상된 부분이나, 구멍, 밑그림들이 보인다. 자외선을 쬐면 그림 표면에 바른 광택제가 반응해 빛을 내는데 황록색으로 나타난다.

과학기술은 그림의 진본 여부도 가려낸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반 메헤렌이라는 사람이 17세기의 유명 화가인 베르메르의 그림을 그려 독일 장교에게 비싼 값에 팔았다가 가짜로 밝혀져 재판을 받았다.

17세기에 베르메르가 사용한 파란색 물감에는 코발트라는 물질이 없지만, 반 메헤렌의 그림에서 코발트가 발견된 것이다. 이처럼 그림 분석에는 첨단 화학기술이 활용되는데, 역사가 길어 문화재나 그림 복원 기술이 많이 필요한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이 분야에 약하다. 문화재 복원 및 보전 분야야말로 화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개척해야 할 블루오션이다.

미래엔 올리드 과학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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