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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사업, F-35 '빈틈' 놓고 유로파이터-보잉 '각축전 조짐'

입력 : 2013-12-11 17:36:39 수정 : 2013-12-16 10: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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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이터. 사진=EADS
지난 11월 22일 합동참모회의에서 ‘스텔스기 40대 2018년 도입’을 결정함으로서 일단락되는 듯 했던 차기전투기(FX)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F-15SE을 제시했던 보잉(미국)과 유로파이터를 전면에 내세웠던 EADS(유럽)는 합동참모회의 직후에도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재 합참은 스텔스 성능을 갖춘 전투기 40대를 2018년부터 도입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유력한 후보인 F-35는 기술적 문제로 개발이 늦어지고 있고 인도 시기와 가격도 불확실하다. 반면 우리 공군의 전투기들 중 상당수는 노후화가 심해 2020년 이후에는 100여대를 퇴역시켜야 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F-35외에 신속하게 들여올 수 있는 전투기를 함께 도입해 ‘전력공백’과 ‘미래 항공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ADS와 보잉은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어 F-35와 자사 전투기를 혼합 구매하는 방안을 한국에 제안하고 있다.

EADS “2017년까지 전투기 한국 납품 가능”

유로파이터의 제작사 EADS는 “내년에 계약을 체결한다면 2017년까지 한국에 전투기를 납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피터 마우트 유로파이터 세일즈 부사장은 11일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파이터는 400대가 실전배치돼 21만 비행시간을 달성했다”며 “구형 전투기 퇴역으로 2018년부터 항공전력 공백이 우려되는 한국이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투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기종이 유로파이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F-35 40대 우선 구매를 결정했지만 스텔스 기능에 의한 특수임무에 효과적인 F-35와 다목적 전투기로 활용 가능한 유로파이터를 혼합 구매하는 것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합구매를 통해 40대의 유로파이터와 20대의 F-35를 도입하면 유로파이터는 변함없이 기술이전 및 산업 참여 패키지의 원칙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럽 생산국 정부의 보증과 군 수송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90~120석 규모의 중형 민항기 공동 개발도 제안했다.

유로파이터의 이러한 제안은 예전부터 강점으로 평가받은 산업협력 분야에 전력 공백 해소 방안을 더한 것으로서 군 당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보잉, '어드벤스드 F-15'로 한국에 다시 어필

지난 9월 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단독 후보로 상정되었다가 떨어진 보잉 측은 기존의 F-15SE 대신 ‘어드벤스드(Advanced) F-15'를 새로 제안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 에어쇼(ADEX)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어드벤스드 F-15는 F-15의 레이더 반사 면적(RCS : Radar Cross Section)을 낮추는 것보다 기체 고유의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F-15SE는 내부무장창(CWB : Conformal Weapons Bay), 스텔스 제어 기술, 도료 등을 통해 적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추려했다. 반면 어드밴스드 F-15는 강력한 무장탑재량과 엔진 추력 등 기존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더 집중하게 된다.

어드벤스드 F-15는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15K와 유사성이 적지 않아 후속군수지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게다가 사우디가 F-15SA 140여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해 부품 단종 등에 대한 우려도 적다는 평가다.

다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부결된 전례가 있는데다 어드벤스드 F-15의 컨셉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F-35 40대 도입으로 막을 내릴듯 했던 차기전투기(FX) 사업은 F-35의 빈자리(20~40대)를 누가 차지하는가를 놓고 본격적인 ‘2라운드’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젠 누가 먼저 포기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어느 한쪽이 포기하면 다른 쪽이 F-35의 빈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양측 모두 한국 시장에서 끝까지 승부를 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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