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진 킹 등 동성애자는 포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방 국가 정상들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보이콧’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백악관은 내년 2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소치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석할 미국 대표단 명단을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명단에는 오바마 대통령,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포함되지 않아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를 보여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했다.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이후 미국 올림픽 대표단에 대통령이나 영부인, 부통령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대신 다소 중량감이 떨어지는 재닛 나폴리타노 전 국토안보부 장관과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이 각각 개막식과 폐막식 대표단장을 맡았다.
특히 대표단에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과 아이스하키 선수 케이틀린 케이호 등 동성애 선수 2명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신 이노우에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은) 미국의 다양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단 구성은 미국이 러시아의 동성애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지난 6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효한 이후 세계적인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앞서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소치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동참하며 러시아와 서방국가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는 기류다.
소치 올림픽에 참석하기로 한 안드리스 베르진스 라트비아 대통령은 “게임 기간 동안에는 전쟁도 잠시 중지했던 고대 올림픽의 원칙을 사람들이 잊고 있다”며 “우리는 석기 시대나 잘해봤자 냉전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