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회장 등 거액 후원 의사
반한감정 우려 국내업계는 외면
20일 정치권과 영화계에 따르면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해 일본과 수차례 전투도 불사했던 고 홍순칠(사진) 대장의 일대기를 그린 ‘독도수비대’ 영화 제작을 위해 유럽 거주 한인들이 뭉쳤다.
영화를 기획한 이순열 단국대 교수는 “유럽 교포분들이 영화 제작을 위해 후원 의사를 밝혔고 이번 주 현지를 찾아 투자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수비대 영화에 큰 관심을 보인 측은 재유럽한인총연합회이다. 연합회는 오는 24일부터 2박3일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2014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연합회 측은 총 80억∼100억원의 영화 제작비 상당 부분을 독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유럽 거주 한인 동참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여야 의원 3명도 이 교수와 함께 21일 출국해 오스트리아에서 한인 단체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독도수비대 영화 제작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교수는 ‘홀리데이’, ‘조폭마누라’ 등을 만든 영화 제작자로, 1994년부터 독도수비대 영화제작을 추진했으나 한·일 간 민감한 외교 이슈인 탓에 난항을 겪었다. CJ, 쇼박스 등 중견 배급사가 적극 나서지 않는 데다 일본 내 한류열풍으로 유명 배우 섭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 교수는 “우리 대기업과 배우 모두 일본 내 불매운동 등 반한감정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유럽은 물론 미국 뉴욕 한인단체도 최근 후원의 뜻을 밝혀 ‘국민영화’를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독도수비대 영화는 시나리오 작업이 대부분 끝난 상태로, 독도 현지 촬영을 위한 정부 당국의 협조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계는 물론 학계, 문화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한 ‘영화제작을 위한 100인 위원회’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돼 독도수비대 영화는 투자·캐스팅 작업만 끝내면 촬영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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