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韓·美방위비분담금 문건 폭로에…9차협정 비준 불투명

입력 : 2014-03-16 20:09:42 수정 : 2014-03-17 15:32: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위키리크스 8차협정 문건 공개 제9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2014∼2018년 적용)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돈 대신 현물로 주기로 했던 군사건설비 현물지원 조항이 삭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7일 국회에 회부된 제9차 협정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달 방한에 앞서 비준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현물지원 조항 삭제 문제 등을 쟁점화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현물지원 조항은 이명박정부 당시 제8차 협정(2009∼2013년 적용)의 최대 성과물이었다. 그런데 9차 협정 교환각서에서 현물지원 조항(2009년 30%, 2010년 60%, 2011∼13년 88% 현물지원)이 통째로 사라져 현물지원이 다시 현금지원으로 복귀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16일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2008년 12월2일 주한 미국대사관 작성의 ‘한미방위비분담(잠정)특별협정’(US-ROK SMA(AD REF) AGREEMENT)에 따르면 제8차 협정 당시 이미 현물지원을 다시 현금지원으로 원상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2008년 11월19일 진행된 제8차 협정 협의에서 미국 측은 우리 측이 국회비준을 받기 쉽도록 건설부문 현물지원에 합의해주는 대신에 미국이 요구하면 현금지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출구전략(off-ramp)’ 조항을 협정문에 포함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방위비분담금을 현금 대신 현물로 주면 주한미군의 불투명한 사용, 목적 외 사용, 이자수입 문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우리는 현물지원을 요구했다.

한·미 협상단이 지난 1월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제9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고위급 협의를 하고 있다. 협정은 타결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비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처음에는 한국 대표단이 현금지원 복귀 조항에 반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으나 19일 저녁 한국 국방부 대표가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뒤 한국의 태도가 돌변해 다음날인 20일 협상은 타결됐다고 위키리크스는 설명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유영재 주한미군팀장은 “문건에 담긴 미국 측 태도는 9차 협상시엔 더 이상 현물지원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8차 협정의 교환각서에는 우리가 주장한 현물지원 조항과 동시에 ‘특정 사업에서 현물지원 절차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하고, 현금 제공을 포함하여 이 사업을 완료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조항이 삽입됐다. 결국 이 조항에 따라 제9차 협정 교환각서에서 현물지원 조항이 자동 삭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제9차 협정에 대해 “군사건설비 현물지원 확대방침을 명시한 조항이 빠져 제도 개선을 한 것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외교부는 현물지원 조항은 살아 있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5년 전 각서(제8차 협정 각서)에 포함된 1∼9항의 지침에 따라 이행한다는 문구를 (제9차 협정의)1∼9항의 원칙에 따라 이행한다는 것으로 바꿨는데 이 원칙에 현물지원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와 관련 “한·미방위비분담금은 국민 세금이 꾸준히 들어가는 상황인 만큼 현물지원절차 작동 현황 등 국회차원의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혜빈 '매력적인 미소'
  • 전혜빈 '매력적인 미소'
  • 혜리 '겨울 여신 등장'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강한나 '사랑스러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