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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류로 해외서 대박… 스타군단 콘서트 수입 빼돌린 의혹

입력 : 2014-03-20 06:00:00 수정 : 2014-03-20 13: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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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 탈세 수법 지능화…아이돌 그룹 공연이 주요 수입원
현금거래 많아 탈세 유혹에 노출…매출 축소해 법인세 누락 수법도
국세청의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전격적인 특별 세무조사는 세정당국이 대형 연예기획사의 역외탈세 행태에 칼을 빼든 것이다. 특히 연예기획사는 한류 열풍으로 최근 해외에서 거둔 수익이 급증하고 있고, 현금 거래가 많은 특성 등으로 탈세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업계 대표 기업이 국세청 세무조사의 타깃이 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번 조사 주체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국세청의 중앙수사부’로 불리며, 기획 조사나 탈세 첩보를 통한 세무조사를 하는 곳이어서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류수출 첨병’에서 ‘탈세혐의’ 오명

SM엔터테인먼트는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음반시장에서 2위 YG엔터테인먼트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2012년에는 국내 연예기획사 중 최초로 수출 1000억원 금자탑도 이룩했다. 2010년 수출액 423억원, 2011년 48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아울러 내수 부문 매출과 수출이 역전된 것도 이때부터다. 이런 기조는 YG엔터테인먼트, CJ E&M 등 다른 상위권 업체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나라 음악산업 상장사들의 전체 수출액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1647만달러(약 176억원)에서 2012년 2억3510만달러(약 2518억원)로 5년 사이 14.3배나 폭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94.4%에 달한다. 톱스타들의 해외 활동이 한류 열풍을 이끌고, 이는 단순한 인기를 넘어 알토란 같은 수출 역군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수출 1000억원 시대’도 이들의 콘서트 수입이 핵심이다. 특급 아이돌 가수의 경우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간은 한두 달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해외 투어로 일정이 잡힌다. 그만큼 돈이 되는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동방신기는 2013년 일본에서만 85만 관객을 동원했고 슈퍼주니어는 5년간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유튜브 등 온라인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K-팝 스타들의 수출 전망은 더욱 밝다”며 “월드투어의 무대도 아시아, 미국 정도이던 것이 남미·유럽 등지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19일 서울지방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해외 콘서트 등으로 올린 수익 중 일부를 홍콩 등지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려 수백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준 기자
◆연예기획사는 세무조사 단골

한류 인기 등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연예기획사들은 과거에도 세정당국으로부터 수차례 세무조사를 받았다.

연예기획사들은 연예인들이 공연한 대가를 현금이나 차명계좌 등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세금 탈루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이에 세정당국도 반복적으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연예기획사의 세금 탈루 행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연예기획사들이 과거에는 매출을 줄여 세금을 탈루했다면 한류 인기로 해외 공연 등이 많아진 최근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수입을 은닉하는 식으로 세금 탈루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국세청은 2007년 연예기획사와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국세청은 대형기획사가 매출 줄이기 등의 수법으로 법인세를 누락했는지, 관련이 있는 상장·등록업체의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영화 등 각종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어기고 세금을 포탈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연예인들을 대상으로는 기획사 소속 매니저를 개인 매니저로 위장해 쓰는 편법으로 거액을 탈세하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주가 부풀리기’에도 개입한 혐의로 조사했다. 2008년에는 YG엔터테인먼트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아 28억원을 추징당했다. 회사의 간부급 매니저들이 소속 연예인들의 공연수입액을 누락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최근 들어 연예기획사들은 한류 인기로 해외 공연이 늘자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수입을 빼돌리는 지능적인 수법을 쓰고 있다.

국세청은 2012년 외국 공연과 연예인의 외국드라마 출연 등으로 번 소득을 탈세한 연예기획사 등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지난해 CJ E&M에 대한 세무조사도 벌였다. 이번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세무조사 역시 해외에서 번 수입을 홍콩 등에 개설한 페이퍼컴퍼니로 은닉한 혐의가 적발된 것으로 다른 연예기획사들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현일·이귀전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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