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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 같은 집에 4남매 수년간 방치

입력 : 2014-04-10 23:37:44 수정 : 2014-04-11 08: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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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간호조무사 부모 ‘무심’
이웃 신고로 보호기관에 인계
경북 칠곡에서 계모가 의붓딸을 학대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인천에서도 초·중·고교생 4남매가 쓰레기더미 속에서 방치된 채 수년간 생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인천 계양경찰서와 인천 북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은 지난 7일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주택가에서 아이들이 방치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한 뒤 이들을 병원과 보호기관에 인계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된 A씨(39·여)의 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각종 오물이 나뒹굴고 악취가 진동했다. 거실에는 인분이 묻은 이불과 기저귀가 썩은 상태로 쌓여 있었고, 부엌 싱크대에는 음식쓰레기와 그릇이, 화장실에는 빨래와 쓰레기가 함께 뒤섞여 있었다. 집 안 곳곳에서는 죽은 바퀴벌레 수십 마리도 나왔다.

4남매가 방치된 채 생활했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빌라에서 작은딸(7)이 인분이 묻은 이불과 썩은 기저귀가 쌓여 있는 거실에서 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A씨의 집에 출동한 강모(38) 경사는 “아이들이 쓰레기더미가 쌓인 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TV를 보고 있는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야간에 요양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7년간 청소를 하지 않고 아이들을 방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남편은 지방에서 제조업 일을 하며 한 달에 한 번쯤 집에 왔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A씨는 9일 아동보호기관 조사에서 “너무 바빠서 집안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자녀는 지난 7일 발견 직후 병원과 보호시설에 인계됐다. A씨의 막내딸(7)은 만성 변비로 복수가 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장남(17)과 둘째 아들(13)은 인천의 한 청소년 쉼터에, 첫째 딸(9)은 아동학대 피해자 임시보호센터에서 각각 생활하고 있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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