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신고로 보호기관에 인계 경북 칠곡에서 계모가 의붓딸을 학대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인천에서도 초·중·고교생 4남매가 쓰레기더미 속에서 방치된 채 수년간 생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인천 계양경찰서와 인천 북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은 지난 7일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주택가에서 아이들이 방치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한 뒤 이들을 병원과 보호기관에 인계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된 A씨(39·여)의 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각종 오물이 나뒹굴고 악취가 진동했다. 거실에는 인분이 묻은 이불과 기저귀가 썩은 상태로 쌓여 있었고, 부엌 싱크대에는 음식쓰레기와 그릇이, 화장실에는 빨래와 쓰레기가 함께 뒤섞여 있었다. 집 안 곳곳에서는 죽은 바퀴벌레 수십 마리도 나왔다.
![]() |
4남매가 방치된 채 생활했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빌라에서 작은딸(7)이 인분이 묻은 이불과 썩은 기저귀가 쌓여 있는 거실에서 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야간에 요양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7년간 청소를 하지 않고 아이들을 방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남편은 지방에서 제조업 일을 하며 한 달에 한 번쯤 집에 왔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A씨는 9일 아동보호기관 조사에서 “너무 바빠서 집안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자녀는 지난 7일 발견 직후 병원과 보호시설에 인계됐다. A씨의 막내딸(7)은 만성 변비로 복수가 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장남(17)과 둘째 아들(13)은 인천의 한 청소년 쉼터에, 첫째 딸(9)은 아동학대 피해자 임시보호센터에서 각각 생활하고 있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