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장애인 작가들 상상력 속으로 경기도 고양시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는 장애인 재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전자책을 만든다. 지적장애, 뇌성마비, 간질, 언어마비, 다운증후군 등을 가진 장애인들은 지난해 동화책 만들기에 도전했다. 글 쓰기, 사진, 그림에 소질 있는 이들이 하나하나 재능을 모았다. 15차례 수업을 하면서 이야기가 모이고 상상력이 더해졌다. 이렇게 해서 두 권의 전자책이 태어났다. 출판사의 눈에 띄어 종이책으로도 출판됐다.
김신화 외 5명 지음/바람의 아이들/1만1000원 |
이들이 만든 이야기는 따뜻하고 웃음기가 가득하다. ‘달콤한 목욕’에서는 가장 더운 여름의 어느 날 물이 끊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세 아이들은 신나게 공을 차다가 목욕탕을 찾았다. 탕은 텅 비었고 수돗물은 감감무소식이다. 아이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냉장고에 가득한 사이다를 발견한다. 탕에 사이다를 콸콸 부어놓으니 거품이 보글보글 생긴다. 몸을 담그니 사이다가 톡톡 튀고 온몸이 짜릿하다. 맛도 좋다. 그러나 시원하고 신기한 목욕도 잠시. 아이들이 물기를 닦아내자 여전히 끈적끈적하다. 휴지로 닦으니 온몸에 휴지가 달라붙어 미라가 된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낮잠을 자니 동네 개들이 달콤한 냄새를 맡고 우르르 몰려온다.
김동현 외 5명 지음/바람의 아이들/1만1000원 |
‘행복한 우산마을’에서는 매일 우산이 꼭 필요한 사람들과 우산 배달부인 강아지 복실이가 등장한다. 매일 우산을 가져다주던 복실이가 몸살이 난다. 우산을 짚고 일어나야 하는 행주는 계속 의자에 앉아 있는 처지가 된다. 우산으로 마술을 부리는 인섭이는 무대에서 야유를 받는다. 우산으로 배드민턴을 치는 혜숙이는 대회에 나가지 못한다.
지적장애, 뇌성마비, 언어마비 등 장애를 가진 이들 12명이 재능을 모아 만든 두 권의 그림책은 유머러스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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