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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이용후기, 95%가 가짜"

입력 : 2014-05-03 12:04:24 수정 : 2014-05-03 1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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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직장인 A씨는 결혼정보회사 가입을 위해 인터넷 검색창에서 '결혼정보회사', '결혼업체' 등을 검색했다.

본인이 직접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한 듯한 후기 글들이 다수 보였다. A씨는 댓글을 일일이 확인한 후 한 업체를 선택했고, 며칠 뒤 방문했다.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회사는 인테리어가 화려한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이만하면 믿을 만하다는 판단으로 회원가입을 했다. 하지만, 채 한달도 안된 지금 탈퇴를 고민 중이다.

몇 번의 추천 만남이 매번 실망스러웠고, 고객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다시 생각해보니, 회사를 극찬한 소개글도 경험자가 쓴 것이 아닌 것 같았다"면서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놓고 고객들을 현혹시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경험을 한 친구들도 몇 있었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의 사기성 바이럴 마케팅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럴 마케팅은 네티즌이 기업이나 제품을 자발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홍보 문안을 마치 소비자가 쓴 것처럼 인터넷에 전파, 소비자를 현혹하는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홍보팀에 근무했던 B씨는 "결혼정보회사와 관련해 올라온 글들의 95% 이상은 회사가 전문업체에 의뢰해 작성한 것들"이라고 밝혔다.

"제품이 아닌 서비스의 경우는 판단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고객들은 경험자의 평가를 많이 참조한다"면서 "거기에 들어가는 홍보비용도 상당한 수준이다. 회사들이 고객들의 심리를 악용, 내부적으로 일종의 장난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정보회사에서 바이럴 마케팅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대학생 C씨는 "다양한 검색엔진이 있는데, 포털의 메커니즘을 악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면서 "같은 키워드를 반복하면 상위에 오르는 건 어렵지 않다. 한 문장에 결혼정보회사가 30번 이상 반복되는 글을 올려야 상위에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문제는 본인들 자랑만 하면 되는데, 다른 회사를 폄하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전형적인 사기수법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정직하게 일하는 회사들은 발붙일 수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혼업종의 생태계가 건강성을 잃고 파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식으로 바이럴 마케팅이 횡행하다 보니 전문적으로 이 일을 하는 업자도 등장했다. D씨에 따르면, 한번 글을 올리는 데 3000~5000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국내 첫 결혼정보회사인 선우 커플닷넷의 이웅진 대표는 "자사 사이트에 게시판 하나 오픈하지 못하면서 고객들에게 비싸게 받는 회비로 사무실을 꾸리고, 이런 광고로 고객을 현혹하고, 회원을 다시 가입받는다"면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뒷전이 될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라고 짚었다.

"이런 부도덕한 방식이 이 업종에서 판을 치고 이런 것들이 여과 없이 제도권 안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사회의 한계"라면서 "이를 걸러낼 감시체계, 자정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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