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행방을 둘러싸고 나온 설(說)들이다.
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유 전회장을 추적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수사 착수 직후부터 유 전회장의 행방을 뒤쫓는 있다.
그러나 번번이 벽에 부딪히고 있다. 신출귀몰한 도피 행각에 검·경 추적팀이 놀아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당초 유 전회장이 경기 안성 소재 금수원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지난달 19일에는 유 전회장이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 금수원 인근 별장을 급습했으나 체포하는 데 실패한다.
다음날인 20일에 검찰은 돌연 "유 전회장이 최근 금수원을 빠져나가 서울에 있는 구원파 신도 집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시선은 전남 순천으로 향했다. 유 전회장이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모 별장에 은신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다만 유 전회장이 순천 인근으로 이동한 시점은 검찰이 파악한 것보다 빠른 지난달 4일 즈음으로 알려졌다.
유 전회장의 도피 흔적은 전북 전주에서도 나타났다. 도피에 이용한 것으로 밝혀진 EF쏘나타 차량이 전주 덕진구 모 장례식장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정작 유 전회장의 '행방'에 대해서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유 전회장이 금수원에서 순천까지 도피했다면 그 과정에서 흔적이 발견될 수 밖에 없다며 실제 유 전회장이 금수원을 떠나지 않고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 유 전회장은 지난주쯤 지인을 통해 2~3개 국가에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다. 유 전회장이 도피를 검토한 지역은 프랑스, 필리핀, 캐나다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익명의 인사가 우리나라 주재 모 대사관에 유 전회장의 정치적 명명 가능성을 알아봤지만 해당 대사관에서 단순 형사범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유 전회장이 망명을 시도한 이유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시선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유 전회장 측이 거짓정보를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유 전회장이 실제로 망명을 시도하기보다는 밀항 등 '제3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망명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대사관으로 가거나 해당 국가에 체류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녀 섬나(48)씨가 프랑스에서 구속되는 등 망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검찰의 '토끼몰이식' 추적에 지친 유 전회장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외 도피를 시도했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은 추적 초기 "국내에만 있다면 수사력을 동원해 소재를 파악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실제 유 전회장 검거의 목전에 간 경우도 있었다.
유 전회장이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지난달 말이다. 검찰이 송치재휴게소 인근의 별장을 급습한 직후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망명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 아니라 급하게 쫓겨 도피방안 중 하나로 보고 시도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유 전회장이 해외로 이동한다면 체포작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또 도피한 국가와 사법공조가 원활한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섬나씨의 경우 범죄인 인도 재판을 거쳐 한국으로 송환되는데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 전회장이 '근거지'로 삼을 수 있는 캐나다와 프랑스로 도피할 경우 현지 신도들의 협력을 받아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검찰은 유 전회장이 여전히 순천 인근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색·체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밀항 가능성에 대비해 해양경찰 등 관련기관에 순찰·감시활동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뉴스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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