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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2100년 1m 상승…용머리 절경도 사라진다

관련이슈 '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입력 : 2014-07-23 19:00:28 수정 : 2014-07-23 23: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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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대한민국 기후변화 1번지 제주를 가다 “구쟁기(소라), 멍게, 해삼 먹엉 갑서(먹고 가세요)∼.”

지난 15일, 오전 내내 통제됐던 제주도 서귀포 용머리 해안의 탐방로가 열리자 해녀들이 직접 바다에서 따온 해산물을 내놓고 연신 손님을 불러세웠다.

소문난 관광지 용머리 해안은 한반도 기후변화의 생생한 체험장이다. 제주연안의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탐방로가 물에 잠겨 빼어난 절경을 보러 찾아가도 헛걸음하는 일이 허다하다. 2007년 용머리 해안의 해수면은 1970년에 비해 22.6㎝나 높아졌다.

이곳이 삶의 터전인 해녀들은 바다 높이가 올라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옛날엔 하루 죙일 장사하는 날도 많아신디 지금은 죙일 장사하는 날이 한 달에 2∼3일뿐이라. 오늘도 오후 2시 반까지 막아부난(막아버려) 아침 8시에 들어와서 기다리당 이제사 막 장사를 시작햄서.” 2대째 해녀를 하고 있는 전영자(61)씨의 얘기다.

해수면이 전 세계 평균의 3배가 넘게 상승한 제주도는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해수면이 1m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2100년에는 용머리 해안을 걸었다는 게 전설로나 전해질 판이다.

해수면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이유는 기온과 연관돼 있다. 지난 100년간 제주도의 연평균 기온은 전 세계 평균의 2배가 넘는 1.7도 상승했다. 마크 라이너스의 저서 ‘6도의 악몽’에 의하면 기온이 2도 상승하면 대가뭄과 대홍수가 닥치고, 4도 상승하면 지구 전역에 피난민이 넘친다. 마침내 6도 상승하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은 멸종하게 된다.

제주도에서도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볼라벤(2012년)과 같은 초강력 태풍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9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사실상 겨울도 사라졌다. 열대풍토병은 토착화될 조짐을 보인다.

제주도 기후변화대응담당 김시완 사무관은 “기후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느끼는 강도가 작지만 50년 이상을 놓고 보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주=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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