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격훈련 한번도 안해 육군이 국산 K-9 자주포 포탄 63만발(2조1000억원)을 비축해놓고도 실제 사격훈련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310은 최대 약 30㎞ 떨어진 곳에서 40여개의 자탄을 방출하는 폭탄으로 일반 고폭탄보다 훨씬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방사청은 2020년까지 5조원을 들여 140여만발의 K-310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육군은 “연습사격을 할 사격장이 없다”는 이유로 K-310의 사격훈련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고, 향후 훈련 계획도 잡혀 있지 않은 실정이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사격장 문제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며 “K-310이 날아가다 중간에 폭발하는 사고를 우려해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산된 K-310 수락시험평가도 부실하게 진행됐다. K-310은 30여㎞ 거리에서 자탄이 방출되도록 요구성능(ROC)이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국방기술품질원은 2000년 제정된 국방규격을 근거로 20㎞ 사거리를 적용했다. 심지어 K-310의 핵심 성능인 자탄의 방출 관련 내용은 정보용으로만 기록하고 합격 여부에는 포함하지 않아 ROC에 나온 능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시험평가에 사용된 포탄도 14년 동안 386발에 불과해 평가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고폭탄인 K-307에서는 6000발당 10발씩 하던 신뢰성 평가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위사업청은 1조3000억원을 들여 K-310의 사거리를 45㎞로 연장하는 사업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안 의원은 “포탄 도입에 5조원의 예산을 투입해놓고도 단 한 발의 사격훈련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군의 대책 없는 무기 개발의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무기 개발에 집중하기에 앞서 보유하고 있는 탄에 대한 신뢰도 점검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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