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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지표 줄줄이 곤두박질…'실탄'도 바닥

입력 : 2014-10-21 18:47:28 수정 : 2014-10-21 20: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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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암울한 한국경제…위기의 崔노믹스 정부가 경기 침체 회복을 위해 재정·세제 등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 수입마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등 재정 여력도 바닥나고 있다. 정부는 그간 민간의 경기 심리를 살리기 위한 ‘마중물’ 역할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왔지만, 세수 부족 시 내년엔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된다. 일각에서 내년 한국 경제의 ‘제로 성장’ 위험을 경고하는 가운데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정부의 효과적 대응이 세수 부족 등으로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2년 3분기(0.4%)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저다. 8월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3.8% 줄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설비투자도 10.6% 줄었다. 물가는 23개월째 1% 이하를 맴돌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줄줄이 하락하는 것 외에도 국내 정치와 대외 변수 등도 한국 경제에 유리하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각종 경제 법안들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정부 때부터 본격 추진되어온 서비스산업 활성화 관련 정책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라 신흥시장에서부터 자금 유출이 가시화되는 한편, 일본 엔화 약세와 중국의 추격은 계속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1차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취임 후 ‘과감한 재정정책’을 표방하면서 경기 회복 등을 위해 41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재정·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경기 회복을 위해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을 총동원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경기 회복 기미는 미약하기만 하다. 오히려 내년 한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내년 한국 경제에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고 ‘제로 성장’의 위험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교보증권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하며 내년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각각 0.7%,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이 같은 경기 침체를 차단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재정 정책인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올해 세수 펑크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국세수입은 136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줄었다. 올해 세입 예산은 21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액인 201조9000억원보다 15조원 가까이 더 늘었는데 세수는 작년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8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63.1%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67.8%보다 4.7%포인트나 낮다. 7월의 세수 진도율 격차인 3.2%포인트와 비교해 볼 때 격차가 더 커졌다. 8조5000억원의 세수 펑크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세수 펑크 규모가 10조원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정책을 펴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셈이다.

결국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재정건전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한계가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빨라진 추석으로 근로장려금(EITC) 지급 시기가 8월로 한 달 앞당겨지면서 세수가 더 모자라게 됐다”며 “향후 예정된 국채 상환 등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 채무는 8월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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