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비정규직 양산” 반발 기업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고용개선 종합대책을 다음달쯤 발표할 예정이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고용노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기간제법을 고쳐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2년간 고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2년이 되기 전에 해고하는 경우가 많아 비정규직 고용안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추진 배경이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3년으로 늘리려고 한다”면서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라 많은 준비가 필요해 비정규직 대책 발표가 12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용부의 관계자는 “기간에 대해서 논쟁이 있을 수 있어 좀 봐야 한다”면서 “4년쯤 되면 근로자가 숙련되니까 해고하기 어렵다. 일본은 5년으로 돼 있어 합리적이고 아예 기간 제한이 없는 나라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계도 최근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맞춰 고용분야의 규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0일 파견업종 제한 등을 ‘경제 발목 잡는 5대 규제개혁과제’로 규정한 건의문을 청와대와 기재부 등에 제출했다. 경제단체는 비정규직 고용 2년 후에라도 당사자 간 합의가 있을 경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고용기간을 늘릴 경우 비정규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석권호 실장은 “기간제 기간을 3년으로 할 거라는 얘기가 국정감사 기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사전 대응 차원에서 이번 주를 ‘비정규직 철폐 투쟁기간’으로 선포하고 29일 정부의 비정규 대책을 비판하는 종합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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