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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언니 구해요"…알바도 '외모'

입력 : 2014-10-29 08:25:53 수정 : 2014-11-25 16: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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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사진이 실물하고 다르시네요"

흔히 면접관들이 구직자들을 향해 무심코 던진 한마디다.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임한 면접관과의 첫 만남에서 구직자는 이내 어두운 낯빛을 드러냈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도 14년 만에 몰아닥친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로 취업 준비생들은 숨 막히는 취업 전쟁터에 이력서를 무기로 몸을 던졌다.

특히 과열된 스펙 쌓기 경쟁 속 '외모'는 스펙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취업 준비생들을 성형외과의 문턱까지 내몰고 있다.

아울러 외모 중심 사회의 '성역' 같았던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에서도 외모는 이제는 간과할 수 없는 취업의 중요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

실례로 '용모단정' '예쁜 언니 구해요' 등의 자격 조건을 내세운 구인 광고를 종종 마주하면서 해당 업체 지원에 주저하기도 한다.

이처럼 취업에 있어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외모로 인한 인권 침해 피해 사례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평소 외모가 취업의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하는 강원 춘천시의 송모(29·여)씨는 "취업을 위해 현재 치아교정을 한 상태다. 취업을 위해서는 성형수술도 마다치 않고 있다"며 "못난 외모로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해도 직장 내 외모로 차별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취업 준비생 고모(27·여)씨는 "아르바이트로 수술 비용을 모아 성형수술을 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려 해도 외모가 준수한 구직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뚱뚱한 외모 때문에 겪게 된 아르바이트 면접 비화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춘천의 한 음식점 서빙직 구인 광고를 보고 면접에 적극적으로 임했지만 "뚱뚱한 몸으로 민첩하게 일을 할 수 있겠냐"는 핀잔만 듣고 돌아서야 했던 씁쓸한 사연을 전했다.

실제 지난달 9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인사담당자 539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지원자의 이력서 사진 평가'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담당자 75.7%가 '반영한다'고 답했다.

특히 조사에 응한 인사 담당자의 45.6%가 '이력서 사진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 가산점을 주거나 합격시킨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천박한 외모지상주의 풍토가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다"며 "업무적 소양이나 능력보다 부차적인 외모의 정도로 고용 여부를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유린 행위이며 전형적인 갑(고용주)의 횡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회적 풍토를 고쳐나가지 않는다면 고용 차별로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또다시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중앙 정부나 산하 조직 기관에서는 고용 차별에 대해 강력한 규제나 처벌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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